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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처럼 분홍빛인 호주 레이크 힐리어, 왜 사철 핑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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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줄 요약

  • 호주 서부 미들섬의 레이크 힐리어는 사철 껌처럼 선명한 분홍빛을 띠는 초염도 호수다.
  • 오랫동안 미세조류 하나 때문으로 봤지만, 2022년 유전자 분석은 여러 극한미생물이 함께 만든 '색소 칵테일'임을 밝혔다.
  • 물을 병에 담아도 분홍색이 유지돼 착시가 아니며, 보호구역이라 주로 하늘에서만 볼 수 있다.
하늘에서 본 호주의 분홍빛 호수 레이크 힐리어
이미지: 분홍빛 호수를 표현한 예시 사진 · Photo by Olena Dm on Pexels

짙푸른 남극해 바로 곁, 숲으로 둘러싸인 호수 하나가 통째로 껌처럼 분홍빛이다. 사진 보정이 아니냐는 의심을 자주 받지만, 방문객이 그 물을 병에 떠 담아도 색은 그대로 분홍색으로 남는다. 호주 서부의 레이크 힐리어(Lake Hillier)는 200년 넘게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왔고, 그 분홍의 정체는 최근에야 제대로 밝혀지기 시작했다.

껌처럼 분홍빛인 호수, 진짜 있을까?

있다. 레이크 힐리어는 호주 서부 에스퍼런스(서호주)에서 동쪽으로 약 130km 떨어진 리셰르셰 군도(Recherche Archipelago)의 미들섬에 자리한, 길이 약 600m·너비 약 250m의 작은 호수다. 좁은 모래언덕과 나무숲 한 줄이 남극해의 짙은 파랑과 호수의 분홍을 갈라놓는데, 이 극단적인 색 대비 때문에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 특히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이 호수를 문헌으로 처음 남긴 사람은 1802년 1월 이곳을 지난 영국 탐험가 매튜 플린더스(Matthew Flinders) 원정대로 알려져 있다.

✨ 흥미로운 사실  분홍빛은 빛의 장난이 아니다. 방문객이 호숫물을 유리병에 떠 담아도 물은 계속 분홍색으로 남는다. 하늘색이나 각도, 반사 때문이 아니라 물속에 '분홍을 만드는 무언가'가 실제로 들어 있다는 뜻이다.

그 분홍은 대체 무엇이 만들까?

오랫동안 유력한 '범인'은 두날리엘라 살리나(Dunaliella salina)라는 미세조류였다. 이 조류는 소금 농도와 햇빛이 강해지면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베타카로틴 같은 카로티노이드 색소를 잔뜩 만들어 낸다. 당근을 주황빛으로, 홍학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바로 그 색소 계열이다. 강한 자외선에서 세포를 지키는 일종의 '천연 선크림'인 셈인데, 그 색소가 물 전체를 분홍으로 물들인다는 설명이 오래 통용됐다.

2022년, 범인은 하나가 아니었다

그런데 2022년 극한미생물 프로젝트(Extreme Microbiome Project) 연구진이 호숫물의 유전자를 통째로 분석하는 메타지놈(metagenome) 방식으로 들여다본 결과, 분홍색은 한 생물의 작품이 아니라 여러 극한미생물이 함께 빚어낸 '색소 칵테일'이었다. 두날리엘라 외에도 소금을 좋아하는 세균 살리니박터 루베르(Salinibacter ruber), 고세균 할로루브룸(Halorubrum) 등 붉은 색소를 만드는 미생물이 다양하게 검출됐다. 특히 물기둥을 지배하는 살리니박터 같은 세균이 조류보다 더 많은 색소를 만들어, 두날리엘라는 오히려 '조연'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구진은 이 미생물 상당수가 고염·강자외선 같은 여러 극한 조건에 동시에 적응한 '폴리엑스트리모파일(polyextremophile)'임도 확인했다. 이 분석에서는 조류와 세균, 고세균은 물론 바이러스까지 함께 검출돼, 이 작은 호수가 하나의 촘촘한 극한 생태계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즉 분홍빛은 단일 종의 색이 아니라, 극한 환경에 함께 버티는 미생물 군집이 만든 합작품인 셈이다.

위치호주 서부 리셰르셰 군도 미들섬 (에스퍼런스 동쪽 약 130km)
크기길이 약 600m · 너비 약 250m (얕은 호수)
염도약 28% — 바닷물(약 3.5%)의 8배에 가깝고 사해에 버금가는 수준
분홍색 원인두날리엘라·살리니박터·할로루브룸 등 여러 극한미생물의 카로티노이드 색소
첫 문헌 기록1802년 매튜 플린더스 원정대
접근자연보호구역 — 상륙 제한, 주로 경비행기·헬리콥터로 관람

왜 사철 분홍색을 유지할까?

핵심은 '변하지 않는 극한 환경'이다. 레이크 힐리어의 소금 농도는 약 28%로, 바닷물(약 3.5%)의 8배에 가깝고 사해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이렇게 늘 짜디짠 물에서는 색소를 잔뜩 만드는 극한미생물만 살아남아 안정적인 군집을 이루기 때문에, 계절과 상관없이 분홍빛이 꾸준히 유지된다. 반대로 에스퍼런스 인근의 다른 '핑크 레이크'나 허트 라군(Hutt Lagoon)처럼 염분 환경이 바뀐 호수들은 시기에 따라 색이 옅어지거나 거의 사라지기도 했다. 레이크 힐리어가 유독 '한결같은 분홍'으로 유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상에서도 분홍빛이 보이지만, 흰 소금 가장자리와 주변의 초록 숲, 짙푸른 바다가 한눈에 담기는 하늘에서 그 색 대비가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다.

헤엄쳐도 될까, 직접 가볼 수 있을까?

물 자체는 유해하지 않아 이론상 헤엄이 가능하고, 초고염이라 사해처럼 몸이 저절로 뜬다. 다만 실제로 들어가기는 어렵다. 미들섬 전체가 리셰르셰 군도 자연보호구역으로 엄격히 보호돼 일반인의 상륙과 야영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방문객은 경비행기나 헬리콥터 관광, 보트 투어로 하늘과 바다에서 분홍 호수를 감상한다. 사람의 손길을 최소화해 독특한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조치다.

자주 묻는 질문

Q. 레이크 힐리어는 어디에 있나요?

A. 호주 서부 에스퍼런스에서 동쪽으로 약 130km 떨어진 리셰르셰 군도의 미들섬에 있습니다. 길이 약 600m, 너비 약 250m의 작은 호수입니다.

Q. 물이 정말 분홍색인가요, 아니면 착시인가요?

A. 실제 분홍색입니다. 물을 병에 떠 담아도 색이 유지돼, 빛 반사나 각도 때문에 생기는 착시가 아님이 확인됐습니다.

Q. 왜 분홍색을 띠나요?

A. 두날리엘라 살리나 같은 미세조류와 살리니박터 루베르 등 여러 극한미생물이 강한 햇빛·염분 속에서 카로티노이드(베타카로틴 등) 붉은 색소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2022년 유전자 분석으로 한 생물이 아닌 여러 미생물의 합작임이 밝혀졌습니다.

Q. 물에 들어가면 위험한가요?

A. 소금 농도는 매우 높지만 물 자체가 유해하진 않아, 사해처럼 몸이 뜹니다. 다만 자연보호구역이라 실제 출입은 엄격히 제한됩니다.

Q. 직접 가서 볼 수 있나요?

A. 섬 상륙은 제한되지만, 경비행기·헬리콥터 관광이나 보트 투어로 하늘과 바다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참고: Wikipedia — Lake Hillier, 극한미생물 프로젝트의 메타지놈 연구(Environmental Microbiome, 2022)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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