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숨은 이야기

사막에 호수 수천 개, 브라질 렌소이스 마라녠시스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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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줄 요약

  • 브라질 렌소이스 마라녠시스는 '사막'으로 불리지만 연 강수량이 1,200mm 안팎으로, 사막의 기준(연 250mm 미만)의 네댓 배가 내리는 곳이다.
  • 모래 아래 물이 통하지 않는 층이 깔려 있어 빗물이 빠지지 않고, 지하수면이 솟아오르며 모래언덕 사이 골짜기마다 석호가 채워진다.
  • 더 놀라운 건 인과가 반대라는 점 — 물이 모래언덕 사이에 '고인' 게 아니라, 계절마다 오르내리는 지하수면이 모래언덕의 크기와 배열을 조각해냈다.
브라질 렌소이스 마라녠시스의 하얀 모래언덕 사이에 펼쳐진 에메랄드빛 석호들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브라질 북동부의 렌소이스 마라녠시스를 소개하는 글은 거의 예외 없이 이렇게 시작한다. "사막 한가운데 수천 개의 호수가 나타나는 기적." 그런데 이 문장은 첫 단어부터 틀렸다. 이곳은 사막이 아니다. 그리고 자료를 대조해 보면 우리가 아는 순서 자체가 뒤집혀 있다.

정말 '사막'일까?

아니다. 렌소이스 마라녠시스는 기상학적으로 사막이 아니다. 사막은 통상 연 강수량 250mm 미만인 지역을 뜻하는데, 이 일대에는 연평균 1,200mm 안팎(자료에 따라 1,600mm 이상으로 보기도 한다)의 비가 내린다. 서울의 연 강수량이 1,300mm 안팎이니, 강수량만 놓고 보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차이는 총량이 아니라 몰림에 있다. 비의 약 70%가 1~5월에 쏟아지고, 나머지 반년은 뙤약볕에 증발만 계속된다. 그래서 같은 장소가 상반기에는 물의 미로였다가 하반기에는 마른 백사장으로 돌아간다. 포르투갈어 이름 '렌소이스(Lençóis)'도 '침대 시트'라는 뜻으로, 물결친 하얀 모래가 널어놓은 시트처럼 보인다는 데서 왔다.

모래에 부은 물은 왜 빠지지 않을까?

모래사장에 물을 부으면 순식간에 스며든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빗물이 그대로 고인다. 모래층 아래에 물이 잘 통하지 않는 치밀한 퇴적층·점토질 기반이 깔려 있어, 밑이 막힌 거대한 접시에 모래를 부어놓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비가 이어지면 이 접시 안의 지하수면이 계속 차오르다가, 모래언덕 사이 낮은 골짜기의 지표면과 만나는 순간 물이 밖으로 드러난다. 그러니까 석호는 '위에서 받은 빗물 웅덩이'라기보다 솟아오른 지하수면이 지표를 뚫고 나온 창문에 가깝다. 석호가 유난히 맑고 투명한 이유도 여기 있다. 흙탕물이 흘러드는 게 아니라 모래로 걸러진 물이 아래에서 올라오기 때문이다.

석호는 1~6월에 걸쳐 채워져 7월 무렵 최대가 되고, 깊은 곳은 3m에 이른다. 그리고 건기가 깊어지면 증발로 대부분 사라진다.

✨ 흥미로운 사실  이 모래는 원래 이 자리에 있던 게 아니다. 파르나이바강과 프레기사스강이 실어 내린 퇴적물이 바다로 나갔다가 조류에 밀려 해안에 쌓였고,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그 모래를 내륙으로 최대 50km까지 밀어 올렸다. 강이 만들고 바다가 반죽해 바람이 쌓아 올린, 높이 40m짜리 합작품이다.

진짜 반전 — 물이 모래언덕을 만들었다

여기까지가 흔히 알려진 설명이다. 하지만 지형학 연구를 들여다보면 인과의 방향이 하나 더 뒤집힌다. 물은 완성된 모래언덕 사이에 수동적으로 고인 손님이 아니라, 모래언덕의 모양과 크기를 결정한 주인이었다.

원리는 단순하다. 젖은 모래는 바람에 날리지 않는다. 지하수면이 높이 올라와 있으면 바람은 그 수면 아래를 파낼 수 없어, 물이 침식의 바닥을 정해버린다. 반대로 건기에 수면이 내려가면 그만큼 모래가 다시 이동한다. 이 오르내림이 매년 반복되면서 모래언덕이 자랄 수 있는 높이와 간격이 조율된다.

루나·파르텔리·헤르만 연구팀은 2011년 공개하고 학술지 Geomorphology(2012)에 실린 모래언덕 시뮬레이션 연구에서 이 과정을 수치 모형으로 재현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하수면 진동의 주기가 모래언덕이 한 번 갈아엎이는 시간과 비슷할 때, 초승달 모양 사구의 긴 사슬과 석호가 번갈아 늘어서는 렌소이스 특유의 배열이 나타난다. 또 수면 진동의 은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갈수록 사구가 얼마나 빨리 높아지는지를 좌우한다.

즉 이 풍경은 '사막에 우연히 비가 온 결과'가 아니다. 모래·바람·지하수면의 리듬이 동시에 맞아떨어져야 나온다. 비슷한 사구는 세계 곳곳에 있지만 이 장면이 이곳에만 있는 이유다.

그럼 그 물속의 물고기는 어디서 왔을까?

매년 사라지는 물웅덩이인데도 석호에서는 물고기가 헤엄친다. 방문객들이 가장 신기해하는 대목이다. 확인되는 설명은 크게 셋이다.

첫째, 우기 절정에는 석호끼리, 또 주변 하천과 이어지는 물길이 생긴다. 이때 강에서 물고기가 직접 헤엄쳐 들어온다. 둘째, 트라이라(traíra, 늑대고기)처럼 물이 마르면 젖은 진흙 속으로 파고들어 휴면 상태로 버티는 어종이 있다. 셋째, 현지에서는 자쿤다 같은 물고기가 건기에 모래 속에 알을 남기고, 비가 돌아오면 부화해 개체군이 되살아난다고 설명한다.

다만 여기서 정직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세 번째 설명은 현지 안내와 여행 자료로 널리 퍼진 이야기이고, 수천 개 석호 각각에서 어떤 방식이 주로 작동하는지는 아직 촘촘히 규명돼 있지 않다. 석호마다 크기·수명·연결 여부가 제각각이라 답도 하나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위치브라질 북동부 마라냥주 대서양 연안
면적약 15만 5,000헥타르(1,550km²)
보호 지정1981년 국립공원, 2024년 7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석호 시즌1~6월 형성, 7월 전후 최대, 이후 증발로 축소

자주 묻는 질문

Q. 렌소이스 마라녠시스는 사막인가요?

A. 아닙니다. 연평균 1,200mm 안팎의 비가 내려 사막 기준(연 250mm 미만)을 크게 웃돕니다. 다만 비의 약 70%가 1~5월에 몰리고 나머지 기간에는 증발만 이어져 사막처럼 보일 뿐입니다.

Q. 모래 사이에 부은 물이 왜 빠지지 않나요?

A. 모래층 아래에 물이 잘 통하지 않는 치밀한 퇴적층·점토질 기반이 있어서입니다. 빗물이 아래로 사라지지 않고 지하수면을 밀어 올리고, 그 수면이 모래언덕 사이 낮은 지표와 만나면서 석호가 드러납니다.

Q. 석호는 언제 가장 크고, 언제 사라지나요?

A. 우기인 1~6월에 걸쳐 채워져 7월 전후에 가장 넓어지며, 깊은 곳은 수심 3m에 이릅니다. 건기가 깊어지면 증발로 대부분 말라 하얀 모래언덕만 남습니다.

Q. 물웅덩이가 매년 마르는데 물고기는 어떻게 사나요?

A. 우기 절정에 하천과 석호가 물길로 이어져 물고기가 들어오고, 트라이라처럼 젖은 진흙 속에서 휴면하며 버티는 어종도 있습니다. 건기에 모래 속 알로 버틴다는 설명도 널리 알려져 있으나 석호별로 어떤 방식이 주된지는 아직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Q. 이런 풍경이 왜 다른 곳에는 없나요?

A. 풍부한 모래 공급, 일정한 바람, 그리고 해마다 규칙적으로 오르내리는 지하수면이라는 조건이 동시에 맞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지하수면 진동의 주기와 폭이 모래언덕의 배열과 높이를 결정합니다.

렌소이스 마라녠시스가 특별한 이유는 사막에 물이 있어서가 아니다. 물이 모래를 조각하고, 그 모래가 다시 물을 담아내는 순환이 해마다 정확히 반복되기 때문이다. 2024년 7월 유네스코가 이곳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올린 것도 단순한 절경이 아니라 이 드문 지형 형성 과정을 인정한 결과다. 다음에 이 사진을 보게 된다면 '사막의 호수'가 아니라, 물이 그려놓은 지도를 보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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