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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갈가흐라운 요정 바위가 도로를 굽힌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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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에서 요정을 믿는다고 답한 사람은 8%, 존재를 부정하지 않은 사람은 54%다. 도로가 바위를 비껴가는 결정은 이 54%의 자리에서 만들어진다.

AI로 재현한 아이슬란드 이끼 덮인 용암지대의 큰 바위와 그 옆으로 휘어 지나가는 도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도로 설계도 위에 요정이 산다는 바위가 놓이면 아이슬란드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자리에서는 측량 도면과 행정 민원과 민속이 한 테이블에 앉는다. 결과는 매번 같지 않다. 바위를 통째로 옮긴 해가 있었고, 차선을 하나로 좁혀 언덕을 비껴간 해가 있었고, 법정까지 올라간 해도 있었다.

현장에서 굴러가는 것은 꽤 건조한 절차다. 노선을 공람하고, 의견서를 받고,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따지고, 그래도 남는 갈등은 구조물을 옮겨 푼다. 요정 이야기도 그 절차 안으로 들어온 여러 목소리 가운데 하나로 다뤄진다.

아이슬란드 도로해안청은 요정 민원을 어떻게 처리하나

아이슬란드 도로해안청(Vegagerðin)은 요정 관련 우려를 별도 창구가 아니라 일반 민원과 똑같은 경로로 접수한다. 기관이 스스로 밝힌 원칙은 더 단순하다. 미국 공영방송 PBS 뉴스아워가 전한 도로해안청의 공식 답변에 따르면, 직원들이 요정과 '숨은 사람들'을 믿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는다. 의견 차가 크고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믿음을 묻지 않는다는 태도는 실무에서 오히려 편리하게 작동한다. 담당자가 초자연을 판정할 필요가 없어지고, 남는 것은 계량 가능한 질문뿐이기 때문이다. 노선을 얼마나 옮길 수 있는가, 그 비용은 얼마인가, 공기는 며칠 늘어나는가. 판단의 축이 신앙에서 설계 변경 비용으로 옮겨간다.

🪨 바위 한 개의 값  아이슬란드 도로 갈등에서 요정 바위는 대개 노선 전체가 아니라 수십 미터 단위의 국지 조정으로 처리된다. 노선을 통째로 바꾸는 비용과 바위 하나를 옮기는 비용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편집자가 사례들을 늘어놓고 본 공통점이다.

갈가흐라운 소송의 쟁점은 요정이 아니라 만료된 허가였다

갈가흐라운(Gálgahraun) 용암지대를 가로지르는 알프타네스베귀르 신설 도로를 법정으로 끌고 간 것은 2013년 6월 4일 제기된 소송이었고, 다툼의 핵심은 십 년 넘게 지난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지와 그 사이 공사 허가의 효력이 남아 있는지였다. 원고에는 란드베른드와 자연보호단체들, 그리고 지역 모임 하우나비니르(Hraunavinir, '용암의 친구들')가 이름을 올렸다.

하우나비니르가 남긴 2013년 이사회 활동보고서는 이 싸움의 규모를 구체적으로 적어 두었다. 반대 서명 3,500명, 주민 설명회와 의견서 제출, 그리고 2013년 10월 21일 불도저 앞을 막아선 자원봉사자 20~30명의 연행. 문서의 목록은 대부분 행정과 법률의 언어로 채워져 있다.

보고서에서 요정이 등장하는 대목은 딱 한 문단이다. 에를라 스테파운스도티르와 라근힐뒤르 욘스도티르 같은 '보는 사람(sjáandi)'들이 현장에 가서 용암 속 숨은 존재들의 두려움과 분노를 감지했다는 기록이다. 해외 보도가 헤드라인으로 뽑아 올린 것이 바로 이 한 문단이었다.

가처분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이슬란드 대법원은 2013년 11월 21일 자연보호단체 측의 주장을 기각했고, 공사는 그대로 이어졌다. 이후의 조정은 노선 자체가 아니라 노선 위에 놓인 바위 한 개를 두고 이뤄졌다.

오페이그스키르캬 바위를 부수지 않고 옮긴 2015년의 선택

오페이그스키르캬(Ófeigskirkja)라 불리는 약 70톤짜리 바위는 2015년 3월 부서지지 않고 통째로 옮겨졌다. 아이슬란드 영어 매체 레이캬비크 그레이프바인이 2025년 기사에서 되짚은 대로, 도로해안청은 파쇄 대신 이전을 택했고 라근힐뒤르 욘스도티르가 중재자로 나섰다. 새 자리는 비슷하게 생긴 바위들 곁이었다.

선택의 논리는 민속보다 회계에 가깝다. 파쇄는 여론과 추가 소송이라는 값을 매기기 어려운 위험을 남기고, 이전은 크레인 한 번의 비용으로 끝난다. 남은 위험이 큰 쪽 대신 값이 확정된 쪽을 고르는 판단이며, 그래서 같은 결정이 다른 현장에서도 반복된다.

1930~1990년대 · 알프홀코파보귀르의 언덕 알프홀을 지나는 도로 확장이 여러 차례 무산됐다고 전해지며, 결국 그 구간만 한 차선으로 좁혀 언덕을 비껴갔다. 시도 시점은 자료마다 1930년대·1940년대·1980년대·1990년대로 갈린다.
2013년 · 갈가흐라운환경단체가 6월 4일 제소, 10월 21일 현장에서 20~30명 연행. 대법원은 11월 21일 가처분 요청을 기각했다.
2015년 · 오페이그스키르캬약 70톤 바위를 파쇄하지 않고 인근으로 이전. 비슷한 바위들과 한 무리를 이루도록 배치했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2025년 · 에프리라우가르다일세이야남부의 섬을 지나는 교량 사업에서 도로해안청이 숨은 존재와 소통하는 전문가에게 자문했고, 사업 책임자 회스퀼뒤르 트리그바손이 "좋은 기운"을 언급했다고 그레이프바인이 보도했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요정을 정말 믿을까

아이슬란드대 민속학자 테리 게른넬이 2006~2007년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요정을 믿는다고 답한 사람은 8%였고 존재를 부정하지는 않겠다고 답한 사람은 54%였다. 앞의 PBS 기사가 전한 수치다. 두 숫자 사이의 46%포인트가 이 나라의 도로 행정이 서 있는 자리다.

정책을 움직이는 것은 "믿는다"가 아니라 "아니라고 단정하지 않는다"는 태도다. 부정하지 않는 사람이 절반을 넘으면 요정 민원은 소수의 기벽이 아니라 무시하기 곤란한 지역 여론이 되고, 담당 공무원에게는 응답할 의무가 생긴다. 신앙의 문제가 행정의 문제로 번역되는 지점이 여기다.

🌿 보호되는 것은 대개 땅이다  요정 바위로 알려진 지점들은 용암지대·이끼밭·오래된 언덕처럼 한 번 부수면 복원이 사실상 불가능한 지형과 겹치는 경우가 많다. 갈가흐라운 사건에서도 법정 쟁점은 허가와 환경영향평가였고, 현장에서 지키려 한 대상은 용암밭 그 자체였다.

아이슬란드 요정 도로를 둘러싼 궁금증

Q. 알프홀스베귀르나 갈가흐라운을 직접 가 볼 수 있나요?

A. 두 곳 모두 레이캬비크 수도권에서 자동차로 닿는 열린 장소입니다. 알프홀스베귀르는 코파보귀르 시내를 지나는 일반 도로라 그냥 지나갈 수 있고, 갈가흐라운은 가르다바이르 해안 쪽 용암지대로 산책로가 나 있습니다. 별도의 입장 절차가 필요하다는 안내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Q. 요정을 이유로 도로 공사에 민원을 넣으면 실제로 접수되나요?

A. 접수는 됩니다. 도로해안청은 요정 관련 의견도 일반 민원 경로로 받습니다. 다만 접수와 노선 변경은 별개이며, 실제로 설계가 바뀐 사례들에는 환경·문화재·경관처럼 계량 가능한 사유가 함께 걸려 있었습니다.

Q. 훌뒤포울크와 트롤은 같은 존재인가요?

A. 아이슬란드 민속에서는 다른 계열로 이야기됩니다. 훌뒤포울크(huldufólk)는 '숨은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사람과 비슷한 모습으로 바위·언덕에 산다고 전해지고, 트롤은 몸집이 크고 햇빛을 받으면 돌이 된다는 별개의 존재로 등장합니다. 한국어 번역에서 둘이 뒤섞여 '요정'으로 묶이는 일이 잦습니다.

Q. 2015년에 옮긴 바위는 지금 어디에 있나요?

A. 갈가흐라운 인근으로 옮겨져 비슷한 바위들과 한 무리를 이루도록 배치됐다고 2015년 아이슬란드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원래 있던 자리에는 새 도로가 지나갑니다.

갈가흐라운의 바위가 실제로 지켜 낸 것

요정 이야기가 아이슬란드 도로 행정에서 맡는 역할은 계량하기 어려운 애착에 이름을 붙여 서류 위에 올려놓는 일에 가깝다. 이끼가 자라는 데 수십 년이 걸리는 용암밭이 "그냥 돌밭"으로 분류되면 설계도에서 가장 먼저 지워지지만, 그 자리에 이름과 사연이 붙는 순간 협상 테이블의 한 칸을 차지하게 된다.

굽은 도로들은 협상의 흔적으로 읽을 때 가장 잘 설명된다. 차선 하나로 좁아진 알프홀스베귀르도, 바위 자리를 비껴 놓인 새 도로도, 결국은 무엇을 얼마나 포기할지 사람들끼리 정한 결과다.

여기 옮긴 사실들은 2026년 9월에 PBS 뉴스아워가 전한 아이슬란드 도로해안청 답변과 하우나비니르 이사회 활동보고서(2013)를 나란히 놓고 맞춰 본 것이다. 다만 코파보귀르 알프홀에서 공사가 무산됐다는 시점은 자료마다 193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벌어져, 어느 한 해로 좁히지 않고 폭 그대로 남겨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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