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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먀콘 기념비의 영하 71.2도는 왜 공식 기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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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으로 본 오이먀콘

  • 마을 광장 기념비에 새겨진 영하 71.2도는 1924년 탐사대가 남긴 값이며, 기상관측소의 정식 관측 기록으로는 올라 있지 않다.
  • 국제 기록으로 관리되는 오이먀콘의 최저기온은 1933년 2월 6일의 영하 67.8도이고, 사람이 사는 곳에서 잰 값으로는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낮다.
  • 북반구 전체 최저는 1991년 그린란드 클링크 관측소의 영하 69.6도지만, 그 자리에는 사는 사람이 없다.
AI로 재현한 영하의 오이먀콘 마을 광장과 서리 낀 기념비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세계에서 가장 추운 마을을 찾아보면 영하 71.2도라는 숫자가 가장 먼저 따라 나온다. 러시아 사하공화국의 오이먀콘 광장에 선 기념비에 그 값이 새겨져 있고, 여행 사진과 방송이 이 마을을 소개할 때마다 같은 숫자가 자막으로 깔린다. 그런데 세계기상기구가 오이먀콘의 기록으로 관리하는 값은 이 숫자가 아니다.

오이먀콘 기념비의 영하 71.2도는 1924년 탐사 기록이다

오이먀콘의 공식 최저기온은 1933년 2월 6일에 관측된 영하 67.8도이고, 기념비에 새겨진 영하 71.2도는 그보다 아홉 해 앞선 1924년에 남은 값이다. 두 숫자는 3.4도 차이지만, 기록으로서의 지위는 전혀 다른 자리에 놓여 있다.

1924년 값은 지질학자 세르게이 오브루체프와 지도학자 콘스탄틴 살리셰프가 이 일대를 답사하며 남긴 기록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오이먀콘에 상설 기상관측소가 없었고 측정이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이뤄졌는지도 분명하지 않아, 국제 기록기관들은 이 값을 인증 목록에 올리지 않았다. 기념비는 남았고 인증은 남지 않은 셈이다.

세계기상기구가 운영하는 세계 극값 기록보관소는 아시아 지역 최저기온을 1933년 2월 6일 오이먀콘의 영하 67.8도로 올려 두고, 관측 지점을 북위 63도 28분·동경 142도 23분, 해발 800미터로 함께 적어 두었다. 기록이 인정받는 데 필요한 것은 낮은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가 어디서 어떻게 나왔는지를 되짚을 수 있는 문서라는 사실이 여기서 드러난다.

🧮 67.7도와 67.8도가 같이 돌아다니는 이유  1933년 기록의 원래 값은 화씨 영하 90도다. 섭씨로 옮기면 영하 67.777…도가 되는데, 세계기상기구는 이를 올려 67.8로, 기네스 세계기록은 내려 67.7로 적는다. 서로 다른 관측이 아니라 반올림 자리가 다른 같은 관측이다.

오이먀콘의 추위를 만드는 것은 산에 둘러싸인 분지 지형이다

오이먀콘의 추위를 만드는 것은 산줄기가 둘러싼 계곡 바닥이라는 지형 조건이다. 마을은 그 바닥에 앉아 있고, 움푹한 지형이 찬 공기를 담아 두는 그릇 노릇을 한다. 북극권 바깥에 있으면서도 북극 연안 마을보다 낮은 기온을 기록해 온 배경이 여기에 있다.

차가운 공기는 같은 부피에서 더 무겁기 때문에 비탈을 타고 흘러내려 계곡 바닥에 고인다. 한번 고이면 바람이 밀어내지 않는 한 그대로 머문다. 겨울마다 시베리아 고기압이 이 일대를 덮으면 구름이 걷히고 공기가 메말라, 낮 동안 데워진 지표의 열이 밤새 그대로 하늘로 빠져나가는 복사냉각(지표 열이 대기를 통과해 빠져나가는 냉각)이 며칠씩 이어진다.

그러면 고도가 높을수록 오히려 따뜻해지는 기온 역전(위쪽이 아래쪽보다 따뜻한 상태)이 자리를 잡는다. 산 중턱이 마을보다 따뜻한 한겨울 아침이 드물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바다에서 1,000킬로미터 넘게 떨어져 있어 겨울 추위를 눅여 줄 해양의 완충도 없다.

여름이 되면 시베리아 고기압이 물러나고 대기가 위아래로 섞이면서 역전층이 흩어진다. 그러면 같은 계곡이 이번에는 열을 가두는 그릇으로 바뀌어 기온이 30도 위까지 올라간다. 한겨울 최저와 한여름 최고를 나란히 놓으면 100도에 가까운 진폭이 되는데, 이만한 폭을 사람이 대를 이어 사는 자리에서 겪는 곳은 지구에 몇 되지 않는다.

북반구 최저기온 목록에서 오이먀콘이 지킨 자리

북반구에서 기록된 가장 낮은 기온은 그린란드 빙상 위 무인 관측소에 남아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2020년 심사를 거쳐 1991년 12월 22일 그린란드 클링크 관측소의 영하 69.6도를 북반구 최저로 인정했다. 해발 3,105미터 빙상 꼭대기 부근이라 그곳에는 상주하는 사람이 없다.

지구 전체로 넓히면 순위는 다시 남극으로 넘어간다. 러시아 보스토크 기지에서 1983년 7월 관측된 영하 89.2도가 지표에서 잰 가장 낮은 기온으로 남아 있다. 다만 그곳은 관측대원이 교대로 머무는 연구기지이고, 남극 내륙에는 세대를 이어 사는 마을이 없다. 기록 목록에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조건이 따로 유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하 71.2도1924년 · 오이먀콘 — 기념비에 새겨진 답사 기록, 인증 목록에는 없음
영하 69.6도1991년 12월 22일 · 그린란드 클링크 — 북반구 최저, 무인 자동관측소
영하 67.8도1933년 2월 6일 · 오이먀콘 — 사람이 사는 곳의 세계 최저
영하 67.8도1892년 2월 · 베르호얀스크 — 알코올 온도계 보정 문제가 따라붙은 값

표의 마지막 줄이 오래 논쟁이 된 자리다. 베르호얀스크의 1892년 값도 화씨 영하 90도로, 오이먀콘의 1933년 값과 숫자가 같다. 다만 당시에는 수은이 어는 온도 아래를 재기 위해 알코올 온도계를 썼고, 이 방식은 보정을 거쳐야 해 두 기록을 같은 기준으로 견주기 어렵다는 지적이 따라붙었다.

세계 극값 기록보관소 문서는 러시아 기후학자들의 견해를 정리하며, 1930년대 이후로는 거의 매 겨울 오이먀콘이 베르호얀스크보다 춥고 43년치 자료에서 겨울 평균 기온이 2.3도 낮다고 적어 두었다. 두 마을의 경쟁은 옛 기록 한 줄이 아니라 수십 년치 평균으로 정리된 셈이다.

오이먀콘 학교가 문을 닫는 기준은 학년마다 다르다

오이먀콘의 학교는 학년에 따라 서로 다른 온도 기준을 두고 휴교를 결정한다. 모스크바 타임스가 2017년에 전한 기준은 저학년이 영하 52도, 열한 살이 넘는 학생은 영하 56도였다.

2021년 12월 1일 기온이 영하 60도까지 떨어져 학교가 이틀간 문을 닫았을 때 익스플로러스웹이 전한 기준은 저학년 영하 53도, 고학년 영하 55도였다. 보도 시점에 따라 한두 도씩 다르게 전해져, 이 마을의 휴교 기준은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영하 50도대의 구간으로 남아 있다.

기준선이 영하 50도대에 그어져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마을의 일상을 보여 준다. 주민은 500명 안팎이고, 학교 한 곳에 다니는 학생은 100명 남짓이다. 건물은 영구동토(여름에도 녹지 않는 언 땅) 위에 기둥을 박아 띄워 짓는다. 바닥이 땅에 닿으면 실내 온기가 언 땅을 녹이고, 녹은 자리가 내려앉으면서 집이 기울기 때문이다.

언 땅이 불편만 주는 것은 아니다. 오이먀콘을 비롯한 야쿠티야의 마을들은 여름에도 녹지 않는 깊이까지 파 내려간 저장고를 천연 냉동고로 써 왔고, 전기를 들이지 않고도 고기와 생선을 보관해 왔다. 반면 상수도는 사정이 다르다. 묻은 관이 그대로 얼어붙기 때문에 배관 설비를 갖추기가 어렵다고 전해진다.

오이먀콘에서 최근 경신된 기록은 더위 쪽이다

어큐웨더는 2023년 7월 3일 오이먀콘의 기온이 화씨 89.6도, 곧 섭씨 32도에 이르러 1949년에 세워진 이 마을의 7월 최고 기록을 화씨 2.7도 넘어섰다고 그해 보도했다. 같은 시기 사하공화국 수반 아이센 니콜라예프는 번지는 산불을 이유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다만 이 값을 마을 사상 최고로 볼지는 자료마다 갈린다. 기후 자료집 가운데는 2010년 7월의 섭씨 34.6도를 오이먀콘의 최고기온으로 올려 둔 것도 있다. 추위 쪽 기록이 국제기구의 심사를 거쳐 정리돼 온 것과 달리, 더위 쪽 기록은 아직 그런 정리를 거치지 않았다는 차이가 여기서 드러난다.

영구동토 위에 놓인 마을에서 여름 기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언 땅이 물러지면 도로와 건물의 바닥이 함께 흔들리고, 기둥 위에 집을 올리는 오래된 해법도 전제가 달라진다. 영하 71.2도라는 숫자로 기억돼 온 마을이 앞으로 어떤 숫자로 이야기될지는, 겨울보다 여름 쪽에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

기록값은 2026년 8월에 세계기상기구 극값 기록보관소 페이지와 기네스 세계기록 인증 페이지에서 각각 확인했고, 여름 최고기온은 2023년 보도와 기후 자료집이 서로 다른 값을 올려 두고 있어 어느 쪽이 정식 인정값인지는 갈린 채로 남겨 두었다.

오이먀콘을 검색하면 자주 나오는 궁금증

Q. 오이먀콘은 여행자가 갈 수 있는 곳인가요?

A. 갈 수 있습니다. 사하공화국의 주도 야쿠츠크에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들어가며, 겨울에는 '추위의 극점'을 찾는 여행 상품이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정기 여객 노선이 아니라 현지 차량 이동에 의존하고 이동에만 여러 날이 걸립니다.

Q. 가장 추운 시기는 언제인가요?

A. 1월과 2월입니다. 기록으로 남은 최저기온도 1월과 2월에 몰려 있고, 이 시기에는 낮에도 영하 40~50도대가 이어집니다. 반대로 7월에는 20도를 넘고 30도에 닿는 날도 있어 같은 장소에서 100도 가까운 기온 차가 나타납니다.

Q. 그러면 기념비의 영하 71.2도는 틀린 숫자인가요?

A. 틀렸다기보다 지위가 다릅니다. 1924년 답사 과정에서 남은 값이라 측정 조건을 되짚을 문서가 부족해 국제 기록기관의 인증 목록에 오르지 못했을 뿐, 존재하지 않는 숫자로 취급되지는 않습니다. 마을은 이 값을 기념비에 새겨 상징으로 쓰고 있습니다.

Q. 오이먀콘과 베르호얀스크 중 어디가 더 추운가요?

A. 최저 기록은 화씨 영하 90도로 같지만, 평균으로는 오이먀콘이 더 춥습니다. 세계기상기구 극값 기록보관소 문서는 1930년대 이후 거의 매 겨울 오이먀콘이 더 낮았고 43년치 자료에서 겨울 평균이 2.3도 낮다고 정리했습니다.

Q. 오이먀콘의 집들은 왜 기둥 위에 올라가 있나요?

A. 영구동토를 녹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건물 바닥이 땅에 직접 닿으면 실내 온기가 언 땅으로 전해져 지반이 녹고, 녹은 흙이 주저앉으면 건물이 기울거나 갈라집니다. 기둥으로 띄워 그 사이에 찬 공기가 지나가게 하면 언 땅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오이먀콘세계에서 가장 추운 마을시베리아사하공화국최저기온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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