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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 할 사플리에니 지하 신전의 울림은 16초 이어진다

· 역사·유적 · · 약 13분 · 조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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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재현한 몰타 할 사플리에니 지하 신전 오라클 룸의 벽감과 울림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2014년 2월, 몰타 파올라의 주택가 아래 10미터 남짓한 지하로 연구팀 두 곳이 차례로 내려갔다. 앞 팀이 마이크와 악기를 걷어 올린 자리에 뒤 팀이 스피커를 내려놓았다. 같은 방이었고 같은 하루였다.

두 팀이 재려던 것도 같았다. 5천 년 전 사람들이 석회암을 파내 만든 작은 방 하나가 왜 그토록 오래 울리는가. 두 팀이 들고 나온 숫자는 서로 달랐고, 그 차이는 각 팀이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쟀는지에서 나왔다.

🎧 오늘의 한 문답

Q. 몰타 할 사플리에니 지하 신전의 '오라클 룸'에서 소리는 얼마나 오래 남을까?

A. 2017년 학술지 《Antiquity》에 실린 측정에서 63헤르츠 저주파 대역의 잔향은 최대 16초까지 이어졌다.
같은 방을 같은 날 잰 다른 팀은 남성 목소리가 114헤르츠와 68~70헤르츠에서 공명을 일으켰다고 보고했다.

할 사플리에니 하이포지움은 지상 신전을 지하에 옮겨 판 무덤이다

할 사플리에니 하이포지움은 몰타섬 파올라의 언덕을 파 내려간 선사시대 공동 매장지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등재 문서는 부싯돌과 흑요석, 사슴뿔만으로 글로비게리나 석회암(몰타의 무른 퇴적암)을 깎아 세 개 층을 겹쳐 냈다고 적는다. 가장 낮은 층은 지금의 지표면에서 10.6미터 아래에 있다.

파고 들어간 벽면에는 지상의 거석 신전이 그대로 옮겨져 있다. 위쪽 돌이 아래쪽보다 안으로 조금씩 나와 지붕을 흉내 낸 코벨 천장(안으로 좁혀 올린 천장)과 문틀·창을 본뜬 가짜 벽감이 돌을 쌓는 대신 깎아내는 방식으로 재현됐다. 붉은 오커로 그린 나선과 벌집 무늬는 몰타 제도에서 확인된 유일한 선사 벽화다.

묻힌 사람의 수는 자료마다 폭이 있다. 1910년 발굴 보고를 낸 자밋은 최소 6,000~7,000명분의 뼈가 나왔다며 '매우 개략적인 추정'이라는 단서를 달았고, 유네스코 문서는 약 7,000명으로 적는다. 사용 시기도 유네스코는 기원전 4000~2500년, 운영 기관인 헤리티지 몰타는 기원전 4000~1500년으로 표기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의 등재 문서, 그리고 학술지 《Antiquity》(2017)와 《Journal of Anthropology and Archaeology》(2015)에 실린 음향 측정 논문을 2026년 8월에 대조했다. 사용이 끝난 시점처럼 기관마다 표기가 갈리는 값은 어느 한쪽으로 좁히지 않고 둘 다 남겼다.

오라클 룸의 울림은 얼마나 오래 남을까?

영국 허더즈필드대 음악·인문·미디어학부의 루퍼트 틸이 2017년 학술지 《Antiquity》에 실은 측정에서 63헤르츠 저주파 대역의 잔향은 최대 16초까지 이어졌다. 같은 논문이 인용한 공연장 음향 기준에서 잔향 시간의 통상 범위가 1~3초인 것과 견주면 자릿수가 다른 값이다.

측정값은 위치마다 갈렸다. 오라클 룸 안에 음원과 마이크를 둔 조합에서는 72헤르츠와 75헤르츠가 겹쳐 강한 저주파 공명을 만들었고, 134·161·186·196헤르츠에서도 공명이 잡혔다. 방 밖에 마이크를 둔 조합에서는 41헤르츠가 진폭과 지속 시간 모두 가장 컸다.

오라클 룸은 밖이 더 울렸다. 방 밖으로 새어 나간 소리는 약 50퍼센트 더 컸고, 63헤르츠 잔향도 13초를 넘겨 방 안에서 잰 값보다 50퍼센트가량 길었다. 앞의 16초는 공간 전체를 종합한 최댓값이고 13초는 특정 음원·마이크 조합의 값이다.

대신 말은 잘 들리지 않는다. 논문이 계산한 음절 명료도 지표(C50)는 음절의 80퍼센트를 알아듣지 못하는 수준이었고, 음악 명료도(C80) 평균값 −3.2는 크고 잔향이 긴 콘서트홀과 비슷했다. 뜻을 전하기보다 소리를 남기는 공간인 셈이다. 전문은 허더즈필드대 공개 리포지터리에 올라 있고 DOI는 10.15184/aqy.2016.258이다.

두 연구팀은 2014년 2월 21일 오라클 룸에 차례로 들어갔다

틸 연구진의 측정은 2014년 2월 21일 파올로 데베르톨리스 연구진의 시험이 끝난 직후 같은 날 이어졌다. 앞 팀의 결과는 2015년 《Journal of Anthropology and Archaeology》 3권 1호 59~79쪽에 실렸고, 오라클 룸에서 70헤르츠와 114헤르츠의 이중 공명을 검출했다는 내용이다. 같은 논문도 초록에서는 70헤르츠로 적고 결과 절에서는 68~70헤르츠로 폭을 준다.

앞 팀은 사람 목소리와 악기를 음원으로 삼았다. 남성이 '우' 소리로 노래하면 114헤르츠와 68~70헤르츠에서 구조가 울렸고 여성 목소리로는 공명이 생기지 않았다. 뿔피리와 소라는 효과가 거의 없었으며 후프 드럼은 114헤르츠에서 강한 공명을 냈다. 원문은 몰타대 공개 리포지터리에서 볼 수 있다(DOI 10.15640/jaa.v3n1a4).

틸은 이 방법을 두고 음원이 목소리와 악기여서 신호가 확정되지 않고 진폭·주파수도 제한돼 재현이 어렵다고 적었다. 다만 특정 주파수가 더 잘 울리고 잔향이 길며 음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는 근거는 그 연구가 제공한다고 함께 평가했다.

✨ 5헤르츠가 갈랐다  데베르톨리스 연구진이 들고 간 마찰북은 기본 주파수가 109헤르츠였다. 목표였던 114헤르츠와 5헤르츠 어긋난 탓에 공명은 부분적으로만 일어났고, 논문은 맞는 악기였다면 효과가 훨씬 컸으리라고 적었다.

할 사플리에니의 110헤르츠라는 숫자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110헤르츠는 하이포지움에서 측정된 값이 아니라 다른 신석기 공간의 선행 연구에서 가져온 기대값이었다. 데베르톨리스 연구진은 결과를 적으면서 처음 예상했던 110/111헤르츠와는 조금 다르다고 스스로 밝혔고, 그 예상의 근거로 2008년 쿡 연구진의 선행 연구를 들었다.

쿡·파조·로이히터의 2008년 연구는 학술지 《Time and Mind》 창간호에 실렸다. 성인 30명에게 90·100·110·120·130헤르츠 순음을 들려주며 뇌파를 기록한 파일럿 실험이었고, 110헤르츠에서 좌측두엽 활동이 다른 주파수보다 낮게 나왔으며 전전두엽의 비대칭이 우측 우세로 옮겨 갔다고 보고됐다.

정리하면 뇌파 실험은 실험실에서 순음으로 이뤄졌고, 하이포지움 현장에서 보고된 공명 주파수는 114헤르츠와 68~70헤르츠(데베르톨리스 연구진), 72헤르츠와 75헤르츠(틸)였다. 셋은 서로 다른 조건에서 나온 값이다.

할 사플리에니의 울림이 설계된 것인지는 아직 답이 열려 있다

설계 여부를 확정한 자료는 아직 없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등재 문서는 벽감이 말소리를 되울린다고 적으면서, 그 효과의 의도성은 단정하지 않은 채 의례의 일부로 활용됐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표현한다. 문서 전문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서 볼 수 있다.

틸도 논문 서두에 소리 사용의 의도성이나 특정 악기·목소리가 쓰였음을 증명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라고 밝혔다. 벽감을 두고도 다른 위치의 조사가 더 쌓여야 판단할 수 있다고 봤고, 벽 가까이에서는 경계 간섭과 마디 효과로 비슷한 현상이 생긴다고 적었다.

확정을 어렵게 만드는 조건도 남아 있다. 발굴 기록이 유실돼 정확한 연대가 없고, 방 안의 흙과 뼈는 치워졌으며 바닥에는 금속 통로가 깔렸다. 입구는 크게 손봤고 위쪽 층은 방문자 센터 안에 들어갔다. 헤리티지 몰타의 고고학자 스트라우드가 2014년에 남긴 말을 틸이 인용했는데, 이 유적의 음향 특성에 대해 확정적 결론을 얻는 데 늘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1920년 글에서 그리피스는 오라클 룸에서 낸 말이 백 배로 커져 구조 전체에 들린다고 적었다(틸 2017 재인용). 2016년 측정에서 방 밖으로 새어 나간 소리는 약 50퍼센트 더 컸다. 2007년에 이뤄진 또 다른 음향 조사의 결과는 상용 리버브 소프트웨어의 프리셋으로만 남아 있다.

할 사플리에니를 두고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무엇일까?

Q. 하이포지움에 가면 오라클 룸의 울림을 직접 들어볼 수 있나요?

A. 내부 관람은 가능하지만 인원과 행동이 크게 제한된다. 헤리티지 몰타는 보존을 이유로 한 번에 10명까지만 들여보내고 내부 촬영을 금지한다. 소리를 내보는 순서가 관람에 포함되는지는 공식 안내에 나와 있지 않다.

Q. 왜 한 번에 10명만 들어갈 수 있나요?

A. 헤리티지 몰타는 유적 안에 있는 사람 수가 이산화탄소 농도와 온도, 습도에 그대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공간 자체가 좁다는 점도 이유로 든다. 유네스코 문서 역시 온습도 변동과 물 침투, 생물 번식을 주요 위협으로 꼽는다.

Q. 입장권은 어떻게 구하나요?

A. 2026년 8월 확인 기준으로 헤리티지 몰타 온라인 스토어와 산하 유적지 매표소에서 살 수 있고, 한 사람이 최대 4장까지 구매할 수 있다(가족은 예외이며 구성원 신분 확인이 필요하다). 방문 하루 전에만 풀리는 잔여분은 세인트엘모 요새와 고조 고고학박물관에서 선착순으로 판매된다.

Q. '잠자는 여인' 소상은 하이포지움에서 볼 수 있나요?

A. 하이포지움에서 나온 유물이지만 전시 장소는 다르다. 헤리티지 몰타는 이 소상이 국립고고학박물관에 전시돼 있다고 안내한다. 유적 안에서는 유물 대신 파낸 공간 자체를 보게 된다.

Q. 여성 목소리로는 정말 공명이 생기지 않나요?

A. 한 연구의 관찰이며 확정된 결론은 아니다. 데베르톨리스 연구진은 여성 목소리로 공명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보고했지만, 틸은 목소리를 음원으로 쓴 측정은 재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성별보다 소리가 걸린 주파수 대역의 문제일 수 있다.

Q. 16초라는 잔향은 어떤 조건에서 나온 값인가요?

A. 63헤르츠 저주파 대역에서 나온 최댓값이다. 틸의 측정에서 잔향은 주파수와 음원·마이크 위치에 따라 달라졌고, 500~1000헤르츠 대역의 초기 감쇠 시간은 오히려 통상 범위에 들었다. 하나의 숫자로 공간 전체를 말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할 사플리에니가 남긴 질문

두 팀이 같은 날 같은 방에서 잰 값이 서로 달랐다는 사실은, 이 공간의 울림이 측정 방법과 위치에 따라 다르게 잡힌다는 뜻이다. 잔향이 저주파에서 16초까지 늘어난다는 점은 두 측정이 함께 가리키지만, 5천 년 전 사람들이 그 울림을 계산하고 팠는지까지는 아직 아무도 확인하지 못했다.

분명한 것은 이 무덤을 만든 사람들이 지상 신전의 천장 모양을 지하에 그대로 옮겨 놓았다는 사실이다. 소리를 위해 판 것인지, 무덤을 신전처럼 만들다 보니 소리가 따라온 것인지가 남은 질문이다. 답이 나오려면 벽감 말고 다른 위치에서도 같은 방식의 측정이 쌓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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