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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터섬 모아이 석상은 정말 걸어서 옮겨졌을까?

· 역사·유적 · · 약 11분 · 조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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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이 확인한 것

  • 빙엄턴대·애리조나대 연구진이 모아이 962기를 분석하고 그중 도로변 62기의 형태를 따로 떼어 살폈다.
  • 4.35톤 복제상을 18명이 밧줄로 좌우로 흔들어 100미터를 40분에 옮겼다.
  • 도로에 쓰러진 모아이의 51.6%가 라노 라라쿠 채석장에서 2km 안에 몰려 있다.
AI로 재현한 이스터섬 모아이 석상의 직립 운반 장면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돌덩이 하나의 무게가 4.35톤이었다. 사람 18명이 밧줄을 좌우로 번갈아 당기자 그 덩치가 100미터를 40분 만에 지나갔다. 이스터섬 모아이의 운반 방식을 재현한 실험이 남긴 기록이다.

통나무를 깔고 눕혀 굴렸다는 설명이 오랫동안 표준 답이었지만, 라파누이 사람들의 구전은 처음부터 다른 말을 해왔다. 석상이 채석장에서 '걸어서' 나갔다는 것이다. 2025년 학술지 《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에 실린 논문은 그 표현을 은유가 아니라 운반 자세의 기록으로 다룬다.

운반 방식을 둘러싼 논쟁은 100년 넘게 이어져 왔다. 걷기 가설 자체는 같은 연구진이 2013년 이 학술지 40권에 먼저 내놓았고, 2025년 논문은 그때보다 훨씬 넓은 표본과 3차원 모델링을 더해 반론까지 정면으로 받는 형태로 확장한 것이다.

모아이는 어떻게 세운 채로 100미터를 갔을까?

세운 채로 100미터를 지나가게 한 것은 좌우로 번갈아 당기는 밧줄이었다. 빙엄턴대 인류학과 칼 리포 교수와 애리조나대 테리 헌트 교수 연구진은 도로변 모아이의 비율을 그대로 옮긴 4.35톤 복제상을 만들었고, 18명이 붙어 그 거리를 40분 만에 통과했다.

관건은 형태 쪽에 있었다. 석상이 앞으로 기울어 있으면 무게중심이 바닥면 앞쪽 가장자리에 걸린다. 한쪽으로 기울일 때 반대쪽 모서리를 축으로 몸이 앞으로 나가고, 사람은 넘어지려는 힘의 방향만 좌우로 바꿔 준다. 걸음 하나마다 석상은 지그재그로 조금씩 전진한다.

리포 교수는 빙엄턴대가 2025년 낸 보도자료에서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어렵지 않고 사람들이 한 팔로 당긴다고 말했다. 같은 자료는 도로용 석상의 전진 기울기를 수직에서 5~15도로 적었다.

🪢 구전과 겹치는 대목  라파누이에는 모아이가 채석장에서 '걸어' 나왔다는 구전이 남아 있다. 2025년 논문은 이 구전이 직립 운반과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의 하나로 함께 든다.

이 방식의 이점은 속도보다 비용 쪽에 있다. 논문 초록은 걷기 방식에 드는 자원과 노동력이 눕혀 끄는 가설들보다 훨씬 적었다고 정리한다. 통나무를 대량으로 베어 깔 필요도, 수십 명을 한자리에 동원할 필요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라파누이 도로에 남은 62기가 형태의 단서였다

연구진이 모아이 962기를 훑고 그중 도로변 62기를 따로 떼어낸 이유는 이 62기의 생김새 때문이다. 바닥이 넓은 D자형이고 몸이 앞으로 기울어 있어, 제단에 서 있는 석상과 사양이 갈린다. 논문은 이 차이를 걷기 가설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비교 항목도로에 남은 모아이제단(아후) 위 모아이
바닥면넓은 D자형평평하게 다듬은 면
몸의 각도앞으로 기울어 있음수직에 가깝게 세움
무게중심바닥 앞 가장자리 근처바닥면 안쪽

제단에 세운 모아이는 운반이 끝난 뒤 바닥을 다듬고 각도를 세운 상태다. 도로에 누운 쪽은 그 마무리 이전의 모습이다. 두 형태를 한 덩어리로 보면 운반 실험의 출발점부터 어긋난다.

도로 자체도 함께 읽힌다. 논문이 정리한 라파누이의 옛 운반로는 폭 4.5미터에 단면이 오목하게 파여 있다. 무거운 것을 세운 채 지나가게 하려고 설계한 구조에 가깝다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이다.

1986년 파벨 실험은 어떤 복제상을 썼을까?

제단에 세우는 아후 모아이 형태였다. 체코 기술자 파벨 파벨은 1986년 토르 헤위에르달과 함께 석상을 세운 채 옮기는 실험을 했고, 머리 위쪽과 몸통 아래에 밧줄을 묶어 기울이고 비트는 방식으로 전진시켰다.

다만 그가 쓴 복제상은 이미 제단용으로 다듬어진 쪽의 비율이었다. 바닥이 평평하고 무게중심이 바닥면 안쪽에 놓이면 기울이는 데 큰 힘이 들고, 앞으로 나가는 대신 제자리에서 비틀리는 움직임이 커진다. 2025년 논문은 초기 직립 실험의 한계를 이 비율 문제로 정리한다.

라노 라라쿠 2km 안에 51.6%가 몰린 이유는 무엇일까?

도로 모아이의 51.6%가 라노 라라쿠 채석장에서 2km 안에 남은 것은 그 자리들이 운반 도중 쓰러진 지점이기 때문이다. 빙엄턴대 리포지터리가 공개한 논문 초록은 이 쏠림과 함께, 채석장에서 멀어질수록 남은 석상의 수가 지수적으로 줄어든다고 적는다.

거리에 따라 완만하게 사라지는 이 곡선은 무거운 물체를 옮기다 기계적으로 실패했을 때 남는 분포와 모양이 같다. 여기에 쓰러진 석상들의 파손 흔적이 무작위가 아니라는 관찰이 더해진다. 도로변 석상을 이동 중 사고의 기록으로 읽는 해석이 여기서 나온다.

라노 라라쿠는 섬 동쪽의 화산 분화구로, 모아이 대부분이 이곳의 응회암을 깎아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석장에서 몸을 얻은 석상은 각자의 제단을 찾아 섬 곳곳으로 흩어져야 했고, 그 길 위에서 멈춰 선 것들이 지금의 도로 모아이다.

이스터섬 석상 프로젝트는 눕혀서 옮겼다고 본다

이스터섬 석상 프로젝트를 이끄는 고고학자 조앤 밴 틸버그는 석상을 눕혀 V자 나무틀로 끄는 수평 운반을 지지한다. 1998년에는 높이 4.5미터, 무게 10톤짜리 콘크리트 복제상을 50명이 평지와 오르막에서 옮기고 지렛대로 세우는 과정까지 재현했다.

밴 틸버그는 2012년 11월 프로젝트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직립 방식들이 라파누이 지형에서 실제로 가능하겠냐고 물으며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적었다. 지형의 경사와 노면 상태가 세운 채로 옮기기에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밴 틸버그 팀의 방식은 폴리네시아의 카누 운반 기술에서 끌어온 것이다. V자 나무틀이 썰매이자 지렛대 노릇을 하고, 롤러를 틀에 묶어 레일 위로 밀어 나가는 구조였다. 1998년 실험은 미국 공영방송 PBS의 다큐멘터리 촬영과 함께 진행됐다.

2025년 논문(DOI 10.1016/j.jas.2025.106383)이 '비판에 대한 답변'을 제목에 넣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형 제약, 밧줄 확보 가능성, 풍화 흔적, 대안 운반 방식이라는 네 갈래 반론에 항목별로 답하는 절을 따로 두었다.

모아이 운반 논쟁이 지금 서 있는 자리

962기 가운데 62기, 4.35톤 복제상 하나, 100미터. 걷기 가설을 떠받치는 축은 이 셋이다. 형태가 운반 방식을 지정했고, 도로가 그 방식에 맞춰 깔렸으며, 실패의 흔적이 채석장 쪽에 몰려 있다는 순서다.

리포 교수는 걷기가 아님을 보여줄 증거를 찾아 달라는 말로 논쟁을 열어 두었다. 남은 검증은 섬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들, 즉 도로의 단면과 쓰러진 석상의 파손 방향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운반 수치는 2026년 8월에 빙엄턴대 리포지터리의 논문 초록과 이스터섬 석상 프로젝트가 2012년 11월 올린 글을 함께 열어 확인했다. 출판사 페이지의 논문 본문은 열람이 제한돼 초록과 대학 보도자료에 실린 값까지만 대조했고, 그 범위를 넘는 세부 수치는 싣지 않았다.

모아이와 이스터섬, 무엇이 더 궁금할까?

Q. 도로에 쓰러진 모아이를 지금도 볼 수 있나요?

A. 라노 라라쿠 채석장에서 뻗어 나간 옛 운반로 주변에 그대로 누워 있다. 51.6%가 채석장에서 2km 안에 있어 채석장 일대에서 가장 많이 보인다. 다만 라파누이 국립공원 구역이라 접근과 동선은 공원 규정을 따라야 한다.

Q. 석상을 걷게 하는 재현을 현지에서 볼 수 있나요?

A. 상시로 열리는 공개 재현 행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직립 운반 시연은 연구진이 복제상을 따로 만들어 진행한 학술 실험이었다. 현지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재현이 아니라 도로변에 남은 실제 석상들이다.

Q. 모아이는 언제 만들어졌나요?

A. 대체로 13세기에서 16세기 사이에 집중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작 시기를 하나로 확정하기 어려운 것은 석상 자체를 직접 연대측정하기 어렵고, 주변 유적의 연대와 양식 변화로 간접 추정하기 때문이다.

Q. 걷기 방식이 맞다면 섬의 삼림 이야기는 어떻게 되나요?

A. 논문 초록은 걷기 방식이 수평 운반 가설보다 자원과 노동이 훨씬 적게 든다고 보고, 이를 정교한 공학의 증거로 읽는다. 다만 섬의 삼림이 줄어든 사실 자체가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Q. 그럼 운반 논쟁은 끝난 건가요?

A. 끝나지 않았다. 2025년 논문이 주요 반론에 항목별로 답했지만, 수평 운반을 지지하는 쪽은 자기 실험 결과와 지형 조건을 근거로 든다. 두 가설 모두 실물 실험을 거쳤다는 점이 이 논쟁이 길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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