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만 먼저 짚기
- 탄자니아 올도이뇨 렝가이는 역사시대에 탄산염 용암과 화산재를 뿜은 것으로 알려진 유일한 화산이다(스미스소니언 세계화산프로그램).
- 2004년 동굴학 논문이 정리한 현장 용암 온도는 540~593도, 다른 보고까지 합치면 약 450~600도로 갈린다. 규산염 용암의 절반 남짓이다.
- 주성분인 네예레라이트와 그레고리아이트는 물에 잘 녹는 무수 탄산염이라, 굳은 용암이 빗물과 이슬에 녹아 분화구 안에 길이 3미터짜리 종유석을 만든다.
용암은 몇 도쯤 되어야 용암일까? 하와이나 이탈리아 화산에서 흘러내리는 규산염 용암은 대체로 1,000도를 훌쩍 넘고, 대낮에도 주황색으로 빛난다. 용암이라면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통념은 탄자니아 북부에서 통하지 않는다. 마사이족이 신의 산이라 부르는 올도이뇨 렝가이에서는 그 절반 남짓한 온도로 검은 액체가 흘러나오고, 굳은 뒤에는 소금처럼 하얗게 바랜다.
올도이뇨 렝가이의 용암은 얼마나 뜨거울까
현장에서 잰 값은 540~593도다. 도널드 맥팔레인·조이스 룬드베리·프레더릭 벨턴이 2004년 미국 국립동굴학회 학술지에 낸 논문은 정상 북쪽 분화구에서 나오는 나트로카보나타이트(탄산나트륨이 주성분인 탄산염 용암)의 온도를 핑커턴 연구진의 1995년 관측을 근거로 그렇게 적었다(Journal of Cave and Karst Studies 66권 3호, 98~101쪽).
다만 자료마다 값이 갈린다. 모리스 크라프트와 외르크 켈러는 1988년 6월 분출 중이던 용암류와 용암호를 직접 재어 491~519도를 얻었고, 가장 높은 값은 용암호에서 나온 544도였다고 사이언스에 보고했다(1989년, DOI 10.1126/science.245.4914.168). 위성 열적외 관측을 다룬 클라이브 오펜하이머의 1998년 논문은 500~600도를, 실험 연구를 낸 크레이그 룬드스트롬 연구진의 2022년 논문은 약 450도를 적었다.
값이 벌어지는 것은 어느 한쪽이 틀려서가 아니다. 잰 대상이 흐르는 용암류인지 고인 용암호인지, 잰 시점이 언제인지, 직접 측정인지 다른 연구의 전제로 인용한 값인지가 다르다. 아래 표는 각 보고가 무엇을 근거로 어떤 값을 냈는지 나란히 놓은 것이다.
범위가 450도에서 600도까지 흩어져도 한 가지는 공통이다. 오펜하이머는 나트로카보나타이트가 알려진 마그마 분출 온도 가운데 가장 낮다고 적었는데, 그 아래쪽 값을 택하든 위쪽 값을 택하든 규산염 용암의 1,000도대와는 자릿수가 다른 영역에 머문다. 어느 값을 근거로 삼든 유별나게 차가운 용암이라는 성격은 그대로 유지된다.
| 크라프트·켈러(1989) | 1988년 6월 용암류·용암호 직접 측정 — 491~519도, 용암호 최고 544도 |
|---|---|
| 핑커턴 외(1995) | 북쪽 분화구 현장 관측 — 540~593도(맥팔레인 외 2004 논문이 인용) |
| 오펜하이머(1998) | 위성 열적외 관측 해석의 전제 — 500~600도, 알려진 마그마 분출 온도 중 최저 |
| 룬드스트롬 외(2022) | 실험·모형 연구의 서술 — 약 450도, 현재 탄산염 용암을 내는 유일한 화산으로 기술 |
초속 5미터로 흐르는 렝가이의 저온 용암
1988년 관측에서 기록된 렝가이 용암류의 속도는 초속 1~5미터다. 크라프트와 켈러는 측정한 온도에서 탄산염 용융체의 점성이 가장 묽은 현무암질 용암보다도 낮았다고 적었다. 걸음보다 빠르게 흘러 웅덩이를 채우고 지름 0.5미터 안팎의 용암관까지 만드는 액체인 셈이다.
온도가 낮다는 사실은 색으로도 드러난다. 500도대의 물체가 내는 빛은 어두운 곳에서라야 붉게 보인다. 낮에 촬영된 렝가이의 용암류가 검은 진흙이나 기름처럼 보이고 붉은 기운이 해가 진 뒤에야 또렷해지는 것은 측정된 온도에서 따라 나오는 결과로 볼 수 있다.
흐르는 속도만이 아니라 바닥을 깎는 속도도 쟀다. 맥팔레인 연구진은 렝가이의 탄산염 용암 수로에서 분당 2밀리미터씩 진행하는 열침식이 관측됐다고 선행 연구를 인용해 정리했다. 용암이 지나가면서 자기 통로를 스스로 파 내려간다는 뜻이다.
🌡️ 온도가 낮아도 굴은 파인다 분당 2밀리미터는 하루로 환산하면 3미터에 가깝다. 렝가이 분화구 안의 작은 원뿔들이 속이 빈 채 남는 데는 이 열침식이 첫 단계로 작용한다.
무엇이 올도이뇨 렝가이 분화구 안에서 종유석을 키우나
굳은 용암이 물에 녹기 때문이다. 나트로카보나타이트의 주성분인 네예레라이트와 그레고리아이트는 용해도가 높은 무수 탄산염이어서, 빗물과 잦은 짙은 이슬이 원뿔 표면을 파고들며 안쪽을 넓힌다. 맥팔레인 연구진은 이 과정을 열침식과 용해가 겹친 결과로 보고 다원 기원 분출원뿔 동굴이라는 새 분류를 제안했다.
그렇게 생긴 빈 공간에는 석회동굴에서나 볼 법한 것이 자란다. T45라 이름 붙은 원뿔 내부에서 연구진은 길이 3미터에 이르는 종유석과 석주를 확인했다. 성분은 함수 탄산나트륨, 곧 트로나였고 황산염·염화물·불화물 광물이 띠 모양으로 섞여 있었다.
물방울은 2~4초에 한 번씩 떨어지고 있었다. 밤이면 바깥 기온이 5도 안팎까지 내려가 얇은 원뿔 벽 안팎에 온도 차가 생기고, 그 결과 벽면에 응결이 일어나 용해가 더 진행된다. 논문은 이런 조건이 갖춰진 곳이 현재로서는 렝가이뿐일 것이라고 적었다.
나트론 호수 곁에서 렝가이 용암이 사라지는 방식
렝가이의 용암은 굳은 뒤 비와 이슬에 녹아 흰 껍질만 남기고 무너진다. 잘 녹는 탄산나트륨 덩어리이므로 흘러나온 자리에 그대로 두면 형태가 오래 버티지 못한다. 오래된 화성 복합체에서 발견되는 굳은 탄산염암과는 보존 조건 자체가 달라, 지금 흘러나오는 용암류는 야외에 오래 남는 기록이 되기 어렵다.
올도이뇨 렝가이는 그레고리 지구대의 나트론 호수 남쪽 평원 위에 가파르게 솟아 있다. 스미스소니언 세계화산프로그램은 원뿔이 만들어지는 단계가 약 1만 5천 년 전에 끝났고, 1983년 시작된 장기 용암 분출이 20세기 말에 북쪽 분화구를 거의 메운 뒤 1998년 말에는 분화구 가장자리를 넘어 흘러내렸다고 정리한다.
같은 자료는 북쪽 분화구의 모습이 역사시대 분화를 거치며 크게 달라졌다고 적는다. 20세기 중반에는 깊이 200미터 안팎의 가파른 벽을 두른 구덩이였는데, 지금은 용암이 채워 만든 얕은 대지에 가깝다는 것이다.
높이 표기가 자료마다 다른 것도 그 때문으로 읽힌다. 2004년 논문은 2,890미터로, 스미스소니언 목록은 2,962미터로 적는다. 분화구가 용암으로 채워지고 다시 무너지기를 반복해 온 화산이라 정상부의 형태 자체가 관측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호수 이름 나트론이 탄산나트륨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점은 눈길을 끈다. 다만 화산에서 씻겨 내려간 소다가 나트론 호수의 성분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수치로 밝힌 자료는 이번에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두 이름의 공통점을 인과로 읽지는 않았다.
렝가이가 남긴 가장 차가운 기록
올도이뇨 렝가이에서는 낮은 온도, 물처럼 묽은 점성, 물에 녹는 성분이라는 세 조건이 한꺼번에 맞물린다. 그 결과 다른 화산에서는 따로 나타나는 현상들이 한 분화구 안에서 잇달아 벌어진다. 용암이 흐르며 바닥을 깎고, 그 자리에 동굴이 생기고, 그 동굴에 종유석이 자라고, 종유석은 다시 비에 녹는다.
여기까지의 값들은 2026년 9월에 원문과 대조한 것이다. 미국 국립동굴학회 학술지의 2004년 논문과 스미스소니언 세계화산프로그램의 화산 정보를 나란히 놓고 온도·고도·광물 표기를 맞춰 봤고, 굳은 용암이 흰빛으로 바뀌기까지 실제로 얼마나 걸리는지를 시간 단위로 잰 기록은 찾지 못해 본문에는 기간을 적지 않았다.
렝가이 용암은 직접 볼 수 있을까?
Q. 올도이뇨 렝가이는 지금도 분화하고 있나요?
A. 역사시대에 분화가 이어져 온 화산으로 등재돼 있습니다. 스미스소니언 세계화산프로그램은 1983년 시작된 장기 용암 분출이 북쪽 분화구를 거의 채운 뒤 1998년 말 가장자리를 넘어 흘러내렸다고 기록합니다. 활동 상태는 시기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Q. 분화구 안의 원뿔에 올라가도 되나요?
A. 2004년 논문은 풍화된 나트로카보나타이트의 벽이 얇고 구조적으로 약해, 원뿔 위를 걷는 사람에게 위험하다고 명시했습니다. 실제로 속이 빈 원뿔의 옆면이 무너진 사례가 여러 번 관측됐습니다.
Q. 채집한 용암 조각을 기념품으로 가져올 수 있나요?
A. 보관이 매우 어렵습니다. 주성분이 용해도 높은 무수 탄산나트륨이라 공기 중 수분과 만나면 성질이 바뀝니다. 채집한 상태 그대로의 나트로카보나타이트를 유지하려면 건조한 밀폐 환경이 필요합니다.
Q. 탄산염 용암을 내는 화산이 다른 곳에도 있나요?
A. 굳은 탄산염암 자체는 세계 여러 곳의 오래된 화성 복합체에서 발견됩니다. 역사시대에 탄산염 화산재와 용암을 분출한 것으로 알려진 화산은 스미스소니언 세계화산프로그램 기준으로 올도이뇨 렝가이 하나입니다.
Q. 온도 수치가 자료마다 다른데 어느 값을 봐야 하나요?
A. 목적에 따라 다릅니다. 분출 순간의 직접 측정을 보려면 1988년 6월의 491~544도, 북쪽 분화구 용암의 일반적 범위를 보려면 540~593도가 근거가 됩니다. 하나의 대푯값으로 줄이면 잰 대상과 시점이 지워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