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숨은 이야기

인도 '자틴가의 밤': 새들이 불빛으로 떨어지는 마을의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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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줄 요약

  • 인도 아삼주 자틴가에서는 매년 늦여름 안개 낀 밤, 새들이 마을 불빛을 향해 떨어진다.
  • '집단 자살'로 불려왔지만, 실제로는 안개·강풍·지형·불빛이 겹쳐 만든 방향감각 상실이다.
  • 하나의 원인이 아니라 여러 조건이 동시에 맞아떨어질 때만 벌어지는, 좁은 구간의 국지적 현상이다.
안개가 자욱한 밤, 언덕 위 산골 마을의 불빛
이미지: Photo by Quang Nguyen Vinh on Pexels

9월 말, 인도 북동부 아삼주의 산골 마을 자틴가(Jatinga). 달도 뜨지 않은 안개 낀 밤이면 어둠 속에서 새들이 하나둘 마을 불빛을 향해 곤두박질친다. 나뭇가지에, 담벼락에, 땅바닥에 부딪혀 떨어진 새들은 멍한 듯 저항조차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이곳을 '새들의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이라 불렀고, 이 광경에 '새들의 집단 자살'이라는 섬뜩한 이름을 붙였다. 그런데 정말 새들이 스스로 죽으러 오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자료를 하나씩 대조해 보면 이 '자살'은 사실 여러 우연이 겹쳐 만든 착시에 가깝다.

자틴가에서 매년 무슨 일이 벌어지나?

핵심부터 말하면, 특정한 밤에만 새들이 무리 지어 불빛으로 내려와 떨어진다. 시기는 몬순이 끝나가는 9~10월, 그중에서도 달빛이 없고 안개가 짙게 깔린 밤, 대략 저녁 6시부터 9시 30분 사이다. 새들은 마을 북쪽의 어두운 하늘에서 불빛을 향해 날아든다.

흥미로운 건 규모다. 이 현상이 집중되는 구간은 능선을 따라 길이 약 1.5km, 폭 200m 남짓의 좁은 띠에 불과하다. 여기에 걸려드는 새는 44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 해오라기·물총새·피타 같은 인근 텃새나 단거리 이동 새이고, 그것도 어린 새가 많다.

✨ 흥미로운 사실  우리는 흔히 '수천 km를 나는 철새'가 길을 잃은 장면을 상상하지만, 자틴가에 떨어지는 새의 상당수는 멀리서 온 장거리 철새가 아니라 근처에 사는 텃새와 어린 새다. 장거리 철새는 오히려 이 현상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정말 새들이 '자살'하는 걸까?

과학의 답은 분명하다. 자살이 아니라 방향감각 상실이다. 이 현상을 세상에 처음 널리 알린 사람은 1960년대 영국 태생의 자연주의자 E. P. 지(E. P. Gee)였고, 그는 '인도 새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류학자 살림 알리(Sálim Ali)와 함께 자틴가를 찾아 관찰했다. 두 사람은 이미 그때 "새들은 스스로 죽으려는 게 아니라 날씨와 불빛에 혼란을 겪을 뿐"이라고 결론지었다. 훗날 '아삼의 버드맨'으로 불린 조류학자 안와루딘 초두리(Anwaruddin Choudhury)는 저서 『The Birds of Assam』(2000)에서 떨어지는 새의 상당수가 어린 새라는 점까지 상세히 기록했다.

그렇다면 왜 '자살'이라는 오해가 굳어졌을까? 밤에 힘없이 떨어져 사람 손에 쉽게 잡히는 모습이 극적이었던 데다, 마을 사람들이 오래도록 이 새들을 불빛으로 유인해 잡아 온 관행이 겹치면서 '죽음의 계곡'이라는 이름이 먼저 퍼진 탓이 크다. 확인되는 사실(특정 밤·특정 구간에서 새가 떨어진다)과 확인되지 않는 각색(스스로 죽으러 온다)을 나누어 보는 게 이 이야기의 출발점이다.

왜 하필 자틴가에서만 일어날까?

가장 흔한 오해가 "불빛 때문"이라는 한 줄 설명이다. 하지만 불빛은 방아쇠일 뿐, 그것만으로는 이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세계 어느 마을에도 밤 불빛은 있지만 자틴가 같은 일은 드물다. 자료를 대조해 보면, 아래 조건들이 동시에 맞아떨어져야 비로소 현상이 나타난다.

지형능선이 깔때기처럼 작용해 바람에 밀린 새들을 좁은 띠로 몰아넣는다.
시기몬순 끝자락(9~10월), 저녁 6~9시 30분의 짧은 시간대.
하늘달빛이 없는 밤 + 짙은 안개로 시야가 사라진 상태.
바람북쪽에서 부는 강풍이 잠자던 새들을 홰에서 흩뜨린다.
불빛칠흑 속 유일하게 밝은 마을 불빛이 '안전한 곳'처럼 보인다.

즉 불빛은 필요조건 중 하나일 뿐이고, 깔때기 지형·계절·무월·안개·강풍이라는 나머지 조건이 함께 충족돼야 한다. 방향을 잃은 새들이 유일한 밝은 지점을 향해 날아들다 나무와 건물에 부딪히는 것이다. 원인을 하나로 뭉뚱그리면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도 남는 수수께끼

큰 그림은 방향감각 상실로 설명되지만, 세부에는 아직 열린 질문이 남아 있다. 예컨대 떨어지는 새 가운데는 본래 낮에 활동하는 주행성 새가 적지 않은데, 이들이 왜 하필 한밤중에 움직이는지는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왜 유독 어린 새의 비율이 높은지, 왜 능선 전체가 아니라 그 좁은 구간에만 집중되는지도 완전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긴 어렵다. '거의 풀렸지만 완전히 닫히진 않은' 현상이라는 표현이 가장 정직할 것이다.

'죽음의 계곡'에서 보전의 무대로

다행히 이야기의 결말은 어둡지만은 않다. 과거에는 떨어진 새를 잡아 식량으로 쓰는 일이 흔했지만, 현상의 실체가 알려지면서 인식이 바뀌었다. 지역에서는 '자틴가 새 축제(Jatinga Bird Festival)'를 열어 무분별한 포획을 줄이고 관찰·보전으로 방향을 돌리려 하고 있다. 다만 정직하게 덧붙이면, 최근에는 개발과 서식지 훼손으로 찾아오는 새의 수 자체가 줄고 있다는 관찰도 있다. 더 자세한 배경 정리는 자틴가에 관한 정리된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신비로 소비되던 밤이, 이제는 생태를 지켜보는 밤으로 조금씩 바뀌는 셈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자틴가에서 새들이 정말 스스로 죽는 건가요?

A. 아닙니다. 이미 1960년대 E. P. 지와 살림 알리의 관찰에서부터 '자살'이 아니라 안개·강풍·불빛이 겹쳐 생기는 방향감각 상실로 설명됐습니다. '집단 자살'은 극적인 별칭일 뿐입니다.

Q. 언제, 몇 시에 볼 수 있나요?

A. 몬순이 끝나가는 9~10월, 달빛 없고 안개 짙은 밤에 주로 나타나며 시간대는 대략 저녁 6시부터 9시 30분 사이입니다.

Q. 어떤 새들이 떨어지나요?

A. 44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 인근 텃새와 단거리 이동 새이고 어린 새가 많습니다. 장거리 철새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Q. 왜 세계에서 유독 자틴가에서만 일어나나요?

A. 불빛 하나 때문이 아니라, 깔때기 모양 능선·특정 계절·무월·짙은 안개·북풍이라는 조건이 동시에 맞아떨어지는 좁은 구간이기 때문입니다.

Q. 지금도 이 현상을 볼 수 있나요?

A. 볼 수 있지만, 개발과 서식지 훼손으로 찾아오는 새 수가 줄고 있다는 관찰이 있습니다. 지역에서는 축제와 보전 활동으로 무분별한 포획을 줄이려 하고 있습니다.

자틴가아삼새 미스터리인도자연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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