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줄 요약
- 아홀로틀(우파루파)은 잘린 다리는 물론 심장·척수·뇌 일부까지 흉터 없이 되살리는, 평생 '어린 모습'으로 사는 도롱뇽이다.
-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유형성숙'이 바로 이 재생 능력을 지켜주는 열쇠다 — 억지로 변태시키면 재생력이 절반으로 떨어진다.
- 수족관·게임 속엔 흔하지만 원산지 멕시코 호수엔 수십~수백 마리뿐. 2025년 방류 실험이 작은 희망을 보여줬다.
입꼬리가 올라가 늘 웃는 듯한 얼굴, 머리 양옆으로 붉은 산호처럼 뻗은 아가미. 마인크래프트에도, 세계의 수족관에도, 실험실에도 흔하게 보이는 이 분홍빛 생물이 정작 태어난 고향 호수에서는 '수십 마리'만 남아 멸종을 눈앞에 두고 있다면 믿기는가. 게다가 이 작은 도롱뇽은 잘려 나간 다리를 몇 주 만에 흉터 하나 없이 원래대로 되돌린다. 귀여운 외모 뒤에 숨은 아홀로틀의 진짜 이야기는, 생물학 교과서를 다시 쓰게 만들 만큼 기묘하다.
'우파루파'가 아니라 '물의 괴물'? 이름의 진짜 뜻
우리가 흔히 부르는 '우파루파'는 일본에서 붙인 애칭이고, 정식 이름 '아홀로틀(axolotl)'은 아즈텍의 언어 나우아틀어에서 왔다. '아틀(atl, 물)'과 '숄로틀(xolotl, 괴물)'이 합쳐진 말로, '물의 괴물' 또는 '물의 개' 등으로 옮겨진다.
아즈텍 신화에서 숄로틀은 죽음과 부활, 개, 쌍둥이를 관장하는 신이다. 전설에 따르면 그는 제물이 되기를 거부하고 도망치다 물속으로 숨어들어 이 생물로 변신했다고 한다. '죽음을 피해 물로 숨어든 신'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뒤에서 볼 이 동물의 놀라운 '되살아나는 능력'과 묘하게 겹친다.
| 분류 | 도롱뇽목 양서류 (어류 아님, 학명 Ambystoma mexicanum) |
|---|---|
| 원산지 | 멕시코시티 소치밀코 운하 일대 |
| 크기·먹이 | 약 15~30cm / 육식(벌레·작은 물고기·갑각류) |
| 보전 상태 | IUCN '심각한 위기(CR)' |
잘린 다리를 '흉터 없이' — 몸은 어떻게 알고 되돌릴까?
답부터 말하면, 상처 부위에 '블라스테마(재생 눈)'라 불리는 미분화 세포 덩어리가 생기고, 이 세포들이 잃어버린 만큼만 정확히 다시 만들어 낸다. 포유류라면 흉터(반흔)로 덮고 끝낼 자리를, 아홀로틀은 다리·꼬리뿐 아니라 심장, 척수, 심지어 뇌 일부와 눈의 각막·망막까지 되살린다. 특히 신경이 다쳐도 흉터 조직(신경아교세포 흉터)을 만들지 않아, 끊겼던 연결이 다시 이어진다.
그렇다면 세포들은 '어디까지, 얼마나' 자라야 하는지 어떻게 알까? 미국 노스이스턴대의 제임스 모너핸(James Monaghan) 교수팀이 2025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열쇠는 '레티노산'이라는 물질의 농도 기울기다. 레티노산을 분해하는 효소가 손목 쪽엔 많고 어깨 쪽엔 적어, 세포가 자신이 '어깨인지 손목인지'를 좌표처럼 읽어 딱 그만큼만 복원한다. 사람의 키를 결정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Shox 유전자도 이 과정에서 함께 쓰인다.
✨ 흥미로운 사실 사람도 아홀로틀과 사실상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차이는 그 유전자를 필요한 순간에 켤 수 있느냐다. 그래서 이 작은 도롱뇽은 인간 재생의학의 '로제타석'으로 불린다.
평생 어른이 되지 않는 '영원한 아이', 그게 비결이었다
답부터: 아홀로틀은 대부분의 도롱뇽과 달리 성체가 되어도 육지로 올라가지 않고, 아가미가 달린 '유생' 모습 그대로 물속에서 번식까지 한다. 이를 '유형성숙(neoteny)'이라 부른다. 이유는 변태를 촉발하는 갑상샘 호르몬(티록신)의 분비가 약하거나, 몸이 그 신호에 잘 반응하지 않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티록신을 주입하면 아홀로틀도 아가미가 사라지고 육지 도롱뇽처럼 '변태'시킬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반전이 있다. 이렇게 억지로 어른으로 만들면 그 대가로 재생 능력이 약 절반으로 떨어지고 발가락 기형까지 생긴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즉 '어른이 되지 않는 것'이 결핍이 아니라, 바로 그 미성숙 상태가 이 놀라운 재생력을 지켜주는 셈이다. 흔히 '덜 자란 도롱뇽'으로 오해받지만, 실은 젊음을 붙든 대가로 초능력을 얻은 존재에 가깝다.
전 세계 수백만 마리, 야생엔 수십 마리 — 잔인한 아이러니
답부터: 애완용·실험용으로는 전 세계에 수백만 마리가 있지만, 자연 서식지인 멕시코시티 소치밀코 운하의 야생 개체는 사실상 멸종 직전이다. 무엇보다 숫자의 '추세'가 충격적이다. 서식 밀도는 1998년 1㎢당 약 6,000마리에서 → 2004년 1,000마리 → 2008년 100마리 → 2017년 겨우 35마리로 곤두박질쳤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이 종을 '심각한 위기(CR)'로 분류하며, 야생에 남은 개체를 약 50~1,000마리로 추정한다.
원인은 하나가 아니다. 도시 확장으로 운하 물이 오염되고, 농업용 농약이 흘러들었으며, 사람이 풀어놓은 잉어·틸라피아 같은 외래 어종이 아홀로틀의 알과 새끼를 잡아먹고 먹이·서식처까지 빼앗았다. 2024년 CNN은 이 역설을 두고 "어디에나 있지만 정작 고향 호수에는 없는 동물"이라고 표현했다.
그래서, 되살릴 수 있을까? — 2025년의 작은 성공
답부터: 최근 연구는 "가능성이 있다"는 조심스러운 답을 내놨다. 2025년 학술지 PLOS ONE에 실린 연구에서, 사육·번식시킨 아홀로틀 18마리를 소치밀코의 복원 습지(8마리)와 '라 칸테라 오리엔테'라는 인공 습지(10마리)에 방류하고 무선 추적기로 40일간 관찰했다.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방류한 개체가 모두 살아남았고, 다시 붙잡아 확인한 개체들은 오히려 몸무게가 늘어 있었다. 스스로 사냥하며 새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정직하게 짚자면, 표본은 18마리·기간은 40일로 아직 작고 짧다. 오염과 외래종 문제가 그대로인 한 방류만으로는 부족하며, 서식지 복원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그럼에도 2024년 멕시코국립자치대(UNAM)가 115개 지점에서 환경DNA로 아홀로틀이 아직 운하에 남아 있음을 확인한 것과 더해, '물의 괴물'에게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자주 묻는 질문
Q. 우파루파와 아홀로틀은 다른 동물인가요?
A. 같은 동물입니다. '우파루파'는 일본식 애칭이고, '아홀로틀'이 정식 이름이며 학명은 Ambystoma mexicanum입니다.
Q. 아홀로틀은 물고기인가요?
A. 아닙니다. 아가미로 물속에 살지만 어류가 아니라 도롱뇽목에 속하는 양서류입니다. 평생 유생 형태로 지낼 뿐입니다.
Q. 정말 잘린 다리가 다시 자라나요?
A. 그렇습니다. 다리·꼬리는 물론 심장·척수·뇌 일부까지 흉터 없이 재생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재생에는 보통 수 주가 걸립니다.
Q. 사람도 아홀로틀처럼 재생할 수 있게 되나요?
A. 아직은 아닙니다. 다만 사람도 비슷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그 스위치를 켜는 법을 찾는 재생의학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Q. 집에서 키우면 야생 보전에 도움이 되나요?
A. 애완 개체와 야생 개체는 사실상 분리돼 있어 직접적인 도움은 되지 않습니다. 야생 보전의 핵심은 소치밀코 서식지 복원과 외래종 관리입니다.
늘 웃는 얼굴의 이 작은 도롱뇽은, '어른이 되지 않는 대신 몸을 다시 만드는' 진화의 실험처럼 보인다. 하지만 흉터 없이 제 몸을 되살리는 이 능력자도, 정작 자신의 서식지만큼은 스스로 되돌리지 못한다. 아홀로틀의 재생이 언젠가 인간에게 줄 선물만큼, 이제는 인간이 그들의 호수를 되돌려줄 차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