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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비아 카산카 국립공원의 늪지 숲에는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짚색과일박쥐가 모여든다.
- 2019년 11월 16~20일 카메라 10대와 자동 검출 프로그램으로 센 값은 5일 평균 857,233마리, 범위는 750,000~976,000마리였다.
- 2019년 이전에 사람이 눈으로 센 추정치는 100만~1,300만 마리 사이에 흩어져 있었고, 언론에는 대개 1,000만이라는 값이 실렸다.
2019년 11월 중순, 잠비아 중부 카산카 국립공원의 늪지 숲 둘레에 작은 비디오카메라 열 대가 일정한 간격으로 놓였다. 해가 넘어가기 직전, 숲 안에 매달려 있던 박쥐들이 한꺼번에 떠올라 하늘을 메우는 시간에 맞춘 배치였다.
카산카의 이 늪지 숲은 짚색과일박쥐(Eidolon helvum)가 해마다 찾아오는 자리다. 아프리카 곳곳에서 날아온 무리가 좁은 숲 한 뙈기에 몰려 몇 달을 보낸다. 숲에 몇 마리가 있는지는 오랫동안 사람의 눈이 어림해 왔고, 2019년 11월에는 그 일을 카메라가 대신했다.
카산카의 늪지 숲은 10월부터 1월까지 박쥐로 찬다
카산카 국립공원 안 무시투(mushitu, 지하수가 스며 늘 젖어 있는 상록 늪지 숲)에는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짚색과일박쥐가 모여 매달린다. 2023년 논문이 적어 둔 군집 좌표는 남위 12도 13분, 동경 30도 11분이다.
박쥐가 모여드는 시기는 잠비아 중부의 우기가 시작되는 때와 겹친다. 야생 자두와 야생 감으로 불리는 토종 과실수가 한꺼번에 열매를 달고, 아프리카 대륙 곳곳에 흩어져 살던 무리가 그 짧은 풍년을 향해 날아온다.
낮 동안 박쥐들은 숲의 나뭇가지에 겹겹이 매달려 잔다. 무게가 쏠려 가지가 부러지는 일도 흔하다. 해가 지면 무리는 사방으로 흩어져 먹이를 찾고 새벽에 같은 숲으로 되돌아온다. 잠자리로 쓰는 숲이 좁을수록 저녁 비행은 한 방향으로 쏟아지듯 보인다.
카산카 박쥐가 1,000만 마리로 알려진 근거는 무엇일까?
1,000만이라는 값은 숲 위로 솟아오르는 무리를 사람이 눈으로 어림해 얻은 추정치다. 관측자가 하늘의 일정 구획을 정해 밀도를 가늠하고 전체 면적으로 곱하는 방식이라, 관측자와 해의 각도, 그날 날씨에 따라 결과가 크게 흔들린다.
2023년 《에코스피어》 논문은 그때까지 나온 수동 계수 추정치가 100만에서 1,300만 마리 사이에 흩어져 있었다고 정리했다. 이 논문이 인용한 쇠렌센·할베르그(2001)의 조사는 1996년 카산카에서 150만 마리를 셌고, 리히터·커밍의 추정은 2005년 무렵의 최댓값으로 1,000만 마리를 제시했다.
언론에 실린 쪽은 위쪽 값이다. 알자지라가 2020년 12월에 낸 기사는 1,000만 마리로 추정되는 짚색과일박쥐가 저녁 하늘을 채운다고 적었고, 이 군집을 막스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 연구자들의 판단을 빌려 세계 최대 규모의 포유류 이동으로 소개했다.
| 확인 시점 | 센 방법과 주체 | 제시된 값 |
|---|---|---|
| 1996년 | 현장 관측 — 쇠렌센·할베르그(2001), 2023년 논문에서 재인용 | 약 150만 마리 |
| 2005년 무렵 | 목측 추정 — 리히터·커밍, 같은 논문에서 재인용 | 최대 1,000만 마리 |
| 2019년 11월 16~20일 | 카메라 10대 + 자동 검출 — 코거 등(2023) | 5일 평균 857,233마리 |
| 2020년 12월 보도 | 현지·연구자 추정 인용 — 알자지라 | 약 1,000만 마리 |
카메라 10대와 AI가 2019년 11월 카산카를 다시 셌다
2019년 11월 16일부터 20일까지 숲 둘레에 고르게 배치된 소형 비디오카메라 열 대가 저녁 비행을 통째로 찍었고, 딥러닝 검출기가 화면 속 박쥐를 한 마리씩 찾아 세었다. 카메라가 담은 구획의 밀도를 삼각법으로 전체 군집에 늘려 잡는 방식이다.
결과는 미국생태학회 학술지 《에코스피어》에 실린 논문(DOI 10.1002/ecs2.4590)에 담겼다. 초록은 닷새를 합친 개체 수 추정치가 750,000마리에서 976,000마리 사이였고 평균은 857,233마리였다고 적는다.
✨ 어두워질수록 세기 어려워진다 논문은 검출 정확도를 균등 표본 구간에서 94%, 박쥐가 찍힌 구간의 중앙값으로 95.3%로 보고했다. 가장 어두운 조건에서는 88%까지 떨어졌고, 딥러닝을 쓰지 않은 비교 방식은 같은 조건에서 70%에 그쳤다. 박쥐가 해 진 뒤 쏟아져 나오는 탓에 계수의 난이도는 시간이 갈수록 올라간다.
카메라 계수의 핵심은 사람이 하늘을 훑어보는 대신 기록을 남긴다는 점이다. 영상은 보관되고, 검출 결과는 나중에 다시 확인할 수 있으며, 이듬해 같은 자리에 같은 카메라를 놓으면 비교 가능한 값이 쌓인다.
짚색과일박쥐가 줄어든 것일까, 세는 법이 바뀐 것일까?
짚색과일박쥐가 줄었다는 뜻은 아니다. 논문 저자들은 초록의 857,233마리를 논의에서 약 85만으로 줄여 적으면서, 이번 추정치가 앞선 값들과 벌어진 까닭을 이전 방법의 한계로 돌렸다. 자동 계수를 도입한 뒤 추정치가 조정된 미국 남서부 브라질꼬리박쥐 동굴의 전례도 나란히 들었다.
코거 연구팀은 자기 값에도 여유를 남겼다. 논문은 군집 규모가 대체로 11월 중순에서 늦은 11월, 이르면 12월 초에 정점에 이른다고 적었는데 촬영 기간은 11월 16일부터 20일까지 닷새였다. 정점을 통째로 담았는지는 이 자료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카산카에는 남는 물음도 있다. 막스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 연구자들은 수천 킬로미터 안에 알려진 군집을 전부 합쳐도 카산카에서 관측되는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혀 왔다. 어디서 오는 무리인지는 아직 채워지지 않은 칸이다.
짚색과일박쥐는 아프리카 숲에 씨앗을 옮겨 심는다
짚색과일박쥐는 밤마다 먼 거리를 날며 삼킨 씨앗을 배설해 숲을 다시 채운다. 논문 공저자인 디나 데히만(막스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과 동료들이 2023년 더 컨버세이션에 쓴 글에서 밝힌 바로는, 이 박쥐가 씨앗을 옮기는 거리는 75킬로미터를 넘어 아프리카코끼리의 세 배에 이른다.
짚색과일박쥐가 씨앗을 멀리 옮기는 능력은 조각난 숲을 잇는 일과 직결된다. 벌목과 농지 확장으로 숲이 섬처럼 끊기면 대부분의 씨앗 운반자는 그 틈을 건너지 못하지만, 하룻밤에 수십 킬로미터를 나는 박쥐는 건넌다.
카산카의 개체 수를 제대로 세는 일은 감상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논문은 신뢰할 만한 개체 수 추정이 보전과 개체군 동태 이해의 전제라고 적었다. 카산카 일대에서 상업 농지 확장과 삼림 훼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준선이 되는 숫자가 흐릿하면 변화가 일어나도 알아채기 어렵다.
카산카의 숫자는 다시 셀 때마다 달라져 왔다
카산카의 개체 수 추정값은 1996년 150만, 2005년 무렵 1,000만, 2019년 857,233으로 조사마다 달라져 왔다. 1996년부터 2019년까지 남겨진 숫자 사이의 간격은 열 배가 넘는다. 그 폭의 상당 부분은 박쥐가 아니라 세는 도구가 만든 것이다.
고프로와 딥러닝 검출기가 남긴 값에는 원본 영상과 검출 결과가 함께 남는다. 다음 해에도, 그다음 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세어 나가면 카산카의 하늘은 감탄의 대상에서 관측의 대상으로 옮겨 간다.
2026년 8월에 확인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했다. 개체 수와 촬영 일정, 정확도 수치는 《에코스피어》 2023년 논문에서, 1,000만이라는 통용값과 위협 요인은 2020년 12월 알자지라 보도에서 가져왔다. 카메라 대수는 논문 본문이 10대, 막스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 보도자료가 9대로 적었고 여기서는 논문 쪽 표기를 따랐다.
카산카 박쥐를 둘러싼 남은 궁금증
Q. 카산카 박쥐 무리는 언제 가야 볼 수 있나요?
A. 2023년 논문은 짚색과일박쥐가 10월부터 1월까지 카산카의 늪지 숲에 머물고 군집 규모는 11월 중순에서 12월 초에 정점에 이른다고 적습니다. 알자지라는 이 광경이 10월과 12월 사이에만 펼쳐진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해마다 도착 시기가 조금씩 달라지므로 방문 전에 공원 측 안내를 확인하는 편이 확실합니다.
Q. 짚색과일박쥐는 카산카 말고 어디에서 무리를 이루나요?
A. 짚색과일박쥐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전역에 분포하며 가나 아크라 같은 도시 한복판에도 큰 군집을 이룹니다. 카산카가 특별한 자리인 이유는 대륙 각지에서 온 무리가 한 계절에 좁은 숲 한 뙈기로 몰린다는 점이고, 그래서 한 자리에서 세는 일이 가능해집니다.
Q. 857,233마리라는 값은 해마다 그대로인가요?
A. 이 값은 2019년 11월 16일부터 20일까지 닷새를 합쳐 얻은 평균이며, 같은 닷새 안에서도 추정치는 750,000마리에서 976,000마리 사이에서 움직였습니다. 해마다 도착하는 무리의 규모가 다를 수 있어 다른 해의 값은 다시 세어야 알 수 있습니다.
Q. 박쥐 수를 정확히 세는 일이 왜 필요한가요?
A. 논문은 신뢰할 만한 개체 수 추정이 보전과 개체군 동태 이해의 전제라고 밝힙니다. 기준선이 100만에서 1,300만까지 벌어져 있으면 실제로 무리가 절반으로 줄어도 그 폭 안에 묻혀 보이지 않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반복해 세어야 변화가 드러납니다.
Q. 카산카 박쥐 무리를 위협하는 요인은 무엇인가요?
A. 알자지라는 2020년 보도에서 상업 농업을 카산카 일대 자연자원의 주된 위협으로 꼽았고, 밀렵과 불법 어로, 삼림 훼손을 함께 들었습니다. 잠비아 전역에서 해마다 25만~30만 헥타르의 산림이 사라진다는 수치도 같은 기사에 실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