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숨은 이야기

옥틀란티스 문어 도시는 조개껍데기 더미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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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재현한 조개껍데기 더미 위에 굴을 판 문어 무리와 해저 암반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호주 남동부 저비스만의 모래 바닥에는 깨진 조개껍데기가 두껍게 깔린 구간이 있다. 그 위로 낮은 암반 몇 덩이가 솟아 있고, 껍데기 더미 곳곳에는 주먹이 들어갈 만한 구멍이 뚫려 있다. 구멍 하나에 문어 한 마리씩 들어앉아 팔 한두 개만 밖으로 내놓은 채 지나가는 것들을 살핀다.

해양생물학자들은 이 지점을 옥틀란티스(Octlantis)라 부른다. 문어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는 동물로 분류돼 왔고, 몸을 숨길 굴 하나를 확보하면 그 자리를 지키다 다른 데로 옮겨 가는 것이 전형적인 생활사로 기록돼 왔다. 열 마리가 넘는 개체가 한 구간에 굴을 파고 팔이 닿는 거리에서 지내는 광경이 논문 한 편의 소재가 된 이유다.

🐙 먼저 답부터

Q. 문어가 해저에 도시를 지었다는 옥틀란티스는 실제로 어떤 곳일까?

A. 호주 저비스만 수심 10~15미터, 길이 약 18미터·폭 4미터 구간에 문어가 쓰는 굴 13채와 빈 굴 10채가 모여 있는 자리다.

A. 굴의 바탕은 드러난 암반과 문어가 먹고 버린 조개껍데기 더미이며, 관측된 문어는 10~15마리였다.

옥틀란티스는 길이 약 18미터 해저에 굴 13채를 품고 있다

옥틀란티스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저비스만 수심 10~15미터에 있는 길이 약 18미터, 폭 4미터의 해저 구간으로, 문어가 쓰고 있는 굴 13채와 비어 있는 굴 10채가 확인된 자리다. 규모와 굴 수는 일리노이대 시카고캠퍼스가 2017년 9월 배포한 연구 보도자료에 실린 값이다. 바닥은 드러난 암반 몇 곳과 먹고 남은 조개껍데기 더미로 이뤄져 있다.

관측된 문어는 적을 때 10마리, 많을 때 15마리였다. 조사에 참여한 스테퍼니 챈슬러(일리노이대 시카고캠퍼스)는 같은 보도자료에서 "동물들이 서로 꽤 가까이, 종종 팔이 닿는 거리에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이 구간에서 기록한 영상은 10시간 분량이었고, 거기에는 굴을 두고 벌어진 실랑이가 여러 차례 담겼다.

확인 작업은 2026년 8월에 했다. 사이트 규모와 굴 수는 2017년 9월 일리노이대 시카고캠퍼스가 배포한 연구 보도자료에서, 던지기 기록은 2022년 《PLOS ONE》에 실린 논문에서 가져왔다. 두 번째 사이트를 처음 보고한 논문(DOI 10.1080/10236244.2017.1369851)은 본문이 유료로 막혀 있어, 규모 수치는 그 보도자료의 표기를 그대로 따랐다.

옥틀란티스의 조개껍데기 더미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문어가 잡아먹은 조개의 껍데기를 굴 앞에 내다 버리는 일이 오래 반복되면서 쌓인 더미다. 챈슬러는 "암반 말고도, 그 구역에 살던 문어들이 자기가 먹은 것들, 특히 대합과 가리비의 껍데기를 쌓아 올렸다"고 설명했다.

껍데기가 굴 앞에 모이는 경로는 단순하다. 바깥에서 조개를 붙들고 씨름하는 동안 문어는 그 자신이 좋은 먹잇감이 되므로, 사냥한 것을 굴 안으로 가져와 처리하고 남은 껍데기를 문 앞으로 밀어낸다. 데이비드 셸(알래스카퍼시픽대) 연구팀이 2018년 《Communicative & Integrative Biology》에 실은 논문은 이 축적을 "수많은 개별 행동이 남긴 의도치 않은 장기적 산물"로 규정했다.

쌓인 껍데기는 공교롭게도 좋은 건축 자재였다. 주변에 깔린 고운 퇴적물은 파 놓아도 벽이 무너져 내리지만, 조각난 껍데기가 서로 엉킨 층은 입구와 벽이 버틴다. 굴을 파기 좋은 자리가 생기면 문어가 더 모이고, 문어가 늘면 껍데기도 더 쌓인다. 같은 논문은 굴이 중심 간격 20센티미터까지 붙어 있는 경우와, 수직으로 40센티미터 넘게 파 내려간 굴이 있었다고 적었다.

옥토폴리스에는 사람이 만든 30센티미터 물체가 있었다

옥토폴리스의 조개껍데기 더미 한가운데에는 길이 30센티미터쯤 되는, 사람이 만든 납작한 물체가 놓여 있었다. 옥토폴리스는 저비스만에서 옥틀란티스보다 먼저 알려진 문어 집결지로 수백 미터 떨어져 있고, 앞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2009년 독립 연구자 매슈 로런스가 관찰해 기술했다. 최대 16마리가 어울리는 모습이 확인된 곳이다.

물체 하나가 놓여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당시에는 문어가 이런 집결지를 이루려면 인공물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 따라붙었다. 가라앉은 쇳조각 하나가 우연히 씨앗 역할을 했고 나머지는 그 둘레에 붙어 자란 결과라는 그림이다.

옥틀란티스의 바닥에는 사람이 만든 물체가 없다. 굴이 들어선 자리의 바탕은 물 밖 세계와 아무 상관 없이 드러나 있던 자연 암반이었고, 그 둘레로 껍데기가 쌓였다. 단단한 바탕과 껍데기가 모일 여건이라는 두 가지만 갖춰지면 같은 풍경이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문어들은 왜 서로에게 조개껍데기를 던질까?

다른 개체를 맞히려는 의도로 보이는 던지기가 섞여 있다는 것이 연구팀이 내놓은 답이다. 피터 고드프리스미스(시드니대) 연구팀이 2022년 《PLOS ONE》에 발표한 논문은 2015년에 촬영한 약 21시간 7분 분량의 영상에서 던지기 102회를 세었고, 그중 17회가 다른 문어의 몸에 맞았다고 적었다. 던진 것은 조개껍데기 55회, 실트(모래보다 고운 흙 알갱이) 35회, 조류 11회였다.

던지는 방식에는 규칙성이 있었다. 몸 빛깔이 균일하거나 어두운 상태였던 개체는 얼룩덜룩하거나 창백한 상태였던 개체보다 더 세게 던졌고 다른 문어를 더 자주 맞혔다. 연구팀은 이런 정황을 근거로 "일부 던지기는 다른 개체를 맞히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썼지만, 사람이 아닌 동물에게서 의도를 입증하기는 어렵다는 단서를 같은 문단에 함께 달았다.

✨ 숫자로 본 던지기  102회 가운데 절반이 조금 넘는 55회가 조개껍데기였다. 던진 것이 다른 문어에 맞은 것은 17회. 맞은 쪽이 몸을 낮추거나 팔을 들어 피하는 장면도 영상에 남았다.

던지기 수치를 옥틀란티스의 기록으로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다. 2022년 논문은 촬영 지점을 "저비스만 남쪽 수심 17미터"라고만 적었을 뿐 두 사이트 중 어느 쪽인지 이름으로 밝히지 않았다. 앞서 나온 수심 10~15미터는 옥틀란티스의 값이므로, 던지기 기록은 저비스만의 같은 종에게서 나온 관찰로만 읽는 편이 정확하다.

논문이 옥틀란티스에 붙인 단서는 '도시'라는 단어였다

2018년 논문은 두 사이트를 정리하는 대목의 상당 부분을 '도시'라는 단어의 쓰임에 할애했다. 연구팀은 거기에 "이 사이트의 문어들은 도시를 짓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논문이 든 근거는 도시라는 말이 개별 거처의 집합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는 점이었다.

같은 논문은 문어의 능력에 대해서도 분명히 적었다. 굴을 파고, 입구를 막을 재료를 골라 나르고, 사냥한 것을 특정 장소로 운반하는 행동은 명백히 의도적이라는 것이다. 갈리는 지점은 그 의도가 미치는 범위다. 개체는 오늘의 안전과 오늘의 식사를 목표로 움직이는데,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쓰는 굴 13채와 빈 굴 10채가 들어설 만한 지형이다.

목표와 결과 사이의 이 간격은 생물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다. 산호초는 개별 폴립의 성장이 오래 겹친 결과이고, 흰개미 언덕도 개체가 각자의 규칙을 따르는 동안 저절로 서는 구조다. 옥틀란티스가 흥미로운 지점은 다른 데 있다. 혼자 지내도록 굳어진 동물이 밀집해 살 수밖에 없는 조건이 우연히 갖춰졌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굴과 껍데기와 던져진 조개로 눈앞에 펼쳐 보인다는 것이다.

옥틀란티스를 검색하면 따라붙는 물음들

Q. 옥토폴리스와 옥틀란티스는 얼마나 떨어져 있나요?

A. 일리노이대 시카고캠퍼스 보도자료는 두 번째 지점이 첫 번째 지점에서 "수백 미터" 떨어져 있다고만 적었습니다. 정확한 좌표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Q. 문어 굴은 얼마나 깊게 파나요?

A. 2018년 논문은 수직으로 40센티미터가 넘게 내려간 굴을 측정했다고 적었습니다. 굴과 굴 사이는 중심 간격 20센티미터까지 붙어 있었습니다.

Q. 껍데기에 맞은 문어는 되던지기도 하나요?

A. 2022년 논문 저자들은 던진 것에 맞은 문어가 되받아 던지는 장면은 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맞은 개체가 피하는 동작은 기록됐습니다.

Q. 두 지점에 직접 잠수해서 볼 수 있나요?

A. 옥틀란티스는 수심 10~15미터, 던지기를 촬영한 지점은 수심 17미터로만 적혀 있고 좌표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일반 다이버가 우연히 찾아가기는 어려운 조건입니다.

Q. 촬영은 얼마나 오래 했나요?

A. 두 번째 지점 조사에서는 10시간 분량이 기록됐고, 던지기를 분석한 2022년 논문은 2015년에 찍은 약 21시간 7분 분량을 사용했습니다.

Q. 문어들이 서로를 굴에서 쫓아내기도 하나요?

A. 챈슬러는 "일부 문어가 다른 개체를 굴에서 쫓아내는 것이 목격됐다"고 말했습니다. 굴은 이 지점에서 가장 자주 다투는 대상입니다.

저비스만 해저의 이 두 자리는 조개껍데기 더미가 어디까지 쌓이면 동물의 사회성이 달라지는지를 보여 주는 야외 실험장에 가깝다. 쓰는 굴 13채와 빈 굴 10채가 들어선 약 18미터 구간은 누구의 계획도 거치지 않았고, 그래서 더 흥미롭다. 다음 질문은 이 자리가 언제까지 유지되느냐다. 껍데기 공급이 끊기거나 가리비 어장이 옮겨 가면 이 지형도 함께 사라질 텐데, 그때 문어들이 다시 흩어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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