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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칼부코 화산이 분화 기둥 안에 번개를 일으켰다

글 · 자연현상 · · 약 12분 · 조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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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 기둥 속에서 왜 번개가 칠까요?

화산재 입자들이 서로 부딪히고 쪼개지면서 전하가 크기별로 갈라지고, 기둥이 솟는 힘이 그 전하를 위아래로 벌려 놓기 때문입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에도 분화 기둥 안에서는 번개가 칩니다.

다만 모든 분화가 번개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알래스카 보고슬로프 화산의 2016~2017년 분화에서는 폭발 70건 가운데 절반이 안 되는 경우에만 장거리 센서로 잴 수 있는 번개가 생겼습니다.

숫자를 원문에서 다시 확인한 때는 2026년 9월이다. 치마렐리 등이 2022년 『Bulletin of Volcanology』에 낸 종설과 아로스카이 등이 2024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낸 논문을 원문에서 대조했고, 칠레 칼부코 분화 당시 검출된 번개 횟수는 공개된 초록에 숫자가 없어 이 글에 옮기지 않았다.

폭발적인 화산 분화 한 번이 대기 중 질소를 평균 6천만 톤(약 60테라그램) 규모로 붙잡아 화합물로 바꿔 놓는다는 계산이 있다. 2024년 PNAS 논문이 지질 기록에서 끌어낸 값으로, 분화별 편차가 커서 200만 톤에서 2억 8,200만 톤까지 흩어진다. 그 일을 해낸 것이 화산 분화 기둥 속에서 치는 번개, 이른바 더티 선더스톰이다. 재와 돌가루로 가득 찬 검은 기둥 속을 푸른 섬광이 가르는 장면은 오래 사진의 소재였고, 지금은 화산을 감시하는 계기판이기도 하다.

화산 번개는 왜 뇌우 구름 없이도 치나

화산 번개는 분화 기둥 안에서 입자들이 부딪히고 부서지며 전하를 나눠 갖기 때문에 친다. 치마렐리 등의 2022년 종설은 알갱이 물질의 마찰대전이 대체로 작은 입자는 음전하를, 큰 입자는 양전하를 띠게 만든다고 정리하면서, 이 크기 의존 양극성 대전이 분화구 바로 위 화산 분출류에서 방전을 일으키는 데 결정적일 수 있다고 봤다(Cimarelli 외, Bulletin of Volcanology, 2022).

파쇄대전(암석이 깨질 때 이온이나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도 여기에 겹친다. 마그마가 산산조각 나는 순간과 그 조각들이 다시 부딪히는 순간마다 전하가 새로 만들어지므로, 분화구에 가까울수록 전기 활동이 격렬해진다. 같은 종설은 라돈 같은 방사성 원소의 붕괴나 기존 전기장에 의한 유도 대전도 후보로 거론돼 왔다고 적었다.

AI로 재현한 화산 분화 기둥 속에서 번개가 치는 장면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칠레 칼부코 화산의 2015년 4월 분화가 남긴 관측 기록

칼부코 분화는 화산 번개가 관측 장비로 승격된 전환점으로 꼽힌다. 밴 이턴 등이 2016년 『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낸 논문(DOI 10.1002/2016GL068076)은 2015년 4월 22일과 23일의 분화를 대상으로, 위성으로 잰 우산구름 확장 속도와 번개 발생, 그리고 지상에 쌓인 낙하 퇴적물의 분포를 함께 놓고 분석했다.

논문이 원격 관측만으로 산출한 총 분출량은 벌크 기준 0.56 ± 0.28세제곱킬로미터로, 현장 지도 작업으로 구한 값의 오차 범위 안에 들어왔다. 저자들은 전기 활동이 두 갈래로 강화됐다고 봤다. 해발 10킬로미터 위에서 화산재 구름 속에 얼음이 만들어진 것이 하나, 지면을 따라 낮게 흐른 화쇄류가 저층 전하층을 만든 것이 다른 하나다.

분화 기둥이 결빙 고도를 넘으면 번개는 얼마나 늘어나나

분화 기둥이 얼음이 어는 높이 위로 솟으면 번개는 눈에 띄게 늘어난다. 치마렐리 등의 종설은 화산 기둥이 결빙 고도로 올라가면 얼음의 존재가 전기화를 다시 활성화한다고 설명하면서, 특히 마그마와 물이 만나는 분화에서는 기둥 위쪽 난류 중심부에 액체 물과 구름얼음, 싸락우박이 뒤섞인 영역이 생겨 뇌우와 같은 얼음 대전 기구가 작동한다고 적었다.

바꿔 말하면 번개가 잡히지 않는다고 해서 분화가 약한 것은 아니다. 보고슬로프 화산의 2016~2017년 분화에서 번개는 결빙 고도 위로 지속된 화산재 기둥에서만 검출됐고, 폭발 70건 가운데 절반이 안 되는 경우에서만 장거리 센서로 잴 수 있는 번개가 만들어졌다. 낮은 기둥이나 짧은 폭발은 이 계기판에 아예 찍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관측 사례마다 화산 번개가 알려 준 것

사례 관측·분석에서 나온 것
칼부코(칠레) 2015년 4월 위성 관측과 함께 쓰면 분화 양상·강도의 변화를 짚어낼 수 있음을 보임. 원격 관측만으로 구한 총 분출량 0.56 ± 0.28세제곱킬로미터(벌크)
보고슬로프(미국 알래스카) 2016~2017년 폭발 70건 중 장거리 센서로 잴 수 있는 번개가 생긴 것은 절반 미만. 결빙 고도 위로 지속된 기둥에 한정돼 검출의 사각지대가 드러남
후에고(과테말라) 2018년 6월 3일 5시간 동안 번개 75회(구름 내 57회, 구름-지면 18회). 그중 91%가 두 관측망 중 한쪽에만 잡힘
아나톨리아·페루·이스키아 화산 퇴적층 퇴적층 속 질산염 1~2,700ppm. 시료의 약 83%가 대기에서 만들어진 산소 동위원소 흔적을 보임

후에고 사례의 91퍼센트라는 값은 특히 뼈아프다. 슐츠 등이 2020년 『Scientific Reports』에 보고한 이 수치는, 정지궤도 낙뢰 관측기와 지상 낙뢰 관측망 중 어느 한쪽만 쓰면 같은 분화의 번개를 대부분 놓친다는 뜻이다. 당시 화산재 기둥은 분화구 위 약 10킬로미터까지 올라갔고, 번개는 협정세계시 18시 14분~19시 21분과 21시 37분~22시 05분의 두 구간에 몰렸다(Schultz 외, Scientific Reports, 2020).

화산 번개가 조기 경보와 질소 순환에서 맡은 자리

화산 번개는 지금 화산 관측소의 경보 체계에 실제로 들어가 있다. 치마렐리 등의 종설에 따르면 미국 지질조사국 알래스카 화산 관측소는 전 지구 낙뢰 검출 자료를 자동 분화 경보에 통합하기 시작했고, 보고슬로프 분화에서는 번개가 화산재 기둥의 존재를 가장 먼저 알려 준 경우가 있었다. 원격 장비로 즉시 잡히는 신호라는 점이 강점이다.

더 오래된 시간 축에서도 흔적이 남는다. 아로스카이 등은 2024년 PNAS 논문에서 튀르키예 아나톨리아의 160만~2,000만 년 전 칼데라 분화 퇴적층, 페루 남부, 그리고 약 5만 5,000~7만 5,000년 전 이탈리아 이스키아 퇴적층에서 질산염을 측정해 1~2,700ppm 범위를 얻었다. 이스키아처럼 젊은 퇴적층에서도 최대 450ppm이 나왔다.

결정적 증거는 산소 동위원소였다. 시료의 약 83퍼센트에서 오존 산화를 거친 대기 기원의 흔적이 확인됐고,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화산 번개에 의한 질소 고정의 첫 야외 증거이자 지질 기록이라고 적었다. 분화 한 번당 고정된 질소는 평균 약 60테라그램, 개별 사건으로는 0.02~282테라그램으로 계산됐다(Aroskay 외, PNAS, 2024).

화산 번개가 장관에서 계기판으로 바뀌기까지

목격담 자체는 새롭지 않다. 서기 79년 베수비오 분화를 전한 소플리니우스의 기록에도 분화 기둥 속 섬광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라진 것은 도구다. 치마렐리 등의 종설은 2006년 오거스틴, 2009년 리다우트, 2010년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 분화를 거치며 화산 번개 보고가 꾸준히 늘어 왔다고 정리한다.

칼부코에서 얻은 교훈은 단순하다. 화산재 구름이 어디로 흘러갈지 예보하려면 분화가 진행되는 동안 그 세기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실시간으로 알아야 하는데, 번개는 그 변화를 몇 초 단위로 알려 준다. 검은 기둥 속 섬광을 세는 일이 항공기와 마을을 지키는 계산의 입력값이 된 셈이다.

분화 기둥 속 번개는 어디까지 밝혀졌나?

Q. 화산 번개를 직접 볼 수 있는 곳이 있나요?

A. 자주 분화하는 화산 근처에서 드물게 관측되지만, 예보가 불가능해 일부러 찾아가 보기는 어렵습니다. 분화가 진행 중인 화산 주변은 각국 화산 관측소가 접근을 통제하는 구역이라 개인이 다가가는 것은 권할 수 없습니다.

Q. 화산재 구름이 지나가는 지역에서는 무엇을 조심해야 하나요?

A. 각국 화산 관측소와 기상 당국은 실내 대기, 창문 밀폐, 이동 자제를 공통으로 안내합니다. 화산재는 미세한 유리질 입자여서 호흡기와 눈에 자극을 주고, 항공기 엔진에는 심각한 위험이 됩니다. 현지 당국의 안내가 최우선입니다.

Q. 화산 번개와 뇌우의 번개는 무엇이 다른가요?

A. 전하를 만드는 재료가 다릅니다. 뇌우는 얼음 알갱이의 충돌로 전하를 나누지만, 화산 번개는 화산재와 암석 조각의 마찰·파쇄가 출발점입니다. 다만 기둥이 결빙 고도 위로 솟으면 얼음 대전도 함께 작동합니다.

Q. 모든 분화에서 번개가 치나요?

A. 아닙니다. 보고슬로프 화산의 2016~2017년 분화에서는 폭발 70건 가운데 절반이 안 되는 경우에서만 장거리 센서로 잴 수 있는 번개가 생겼습니다. 낮거나 짧게 끝난 분화는 관측망에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Q. 화산 번개는 어떻게 검출하나요?

A. 지역·장거리 전파 센서망으로 위치를 2차원으로 잡고, 초고주파 낙뢰 매핑 배열로 3차원 구조를 봅니다. 정지궤도 위성에 실린 낙뢰 관측기는 상시 감시를 맡습니다. 후에고 사례처럼 한 관측망만으로는 대부분을 놓칠 수 있습니다.

Q. 번개가 화산재 자체를 바꾸기도 하나요?

A. 그렇습니다. 뮐러 등은 2018년 『Scientific Reports』에서 번개와 만난 화산재가 녹고 화학적으로 변형되는 것을 실험으로 처음 관찰했다고 보고했고, 워즈워스 등은 2017년 논문에서 번개로 가열된 화산재 입자가 둥글어지는 크기의 한계를 다뤘습니다.

화산번개칼부코더티선더스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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