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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칼레도니아 까마귀는 갈고리 도구를 스스로 구부려 만든다

글 · 세계의 생물 · · 약 12분 · 조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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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재현한 부리로 잔가지를 구부려 갈고리 도구를 만드는 뉴칼레도니아 까마귀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조약돌을 떨어뜨려 물을 끌어올렸다는 이솝 우화 속 까마귀는 실험실에서 실제로 재현됐다. 그 소식이 퍼지면서 뉴칼레도니아 까마귀가 부피와 수위의 원리를 이해한다는 정리가 굳어졌는데, 같은 실험의 뒷부분은 그 정리와 맞지 않는다. 실험에 참가한 여섯 마리는 굵기가 다른 관을 구분하지 못했고, U자로 이어진 장치 앞에서도 답을 찾지 못했다.

뉴칼레도니아 까마귀는 도구를 '쓰는' 것일까, '만드는' 것일까?

야생에서 잡은 18마리가 통제된 조건에서 갈고리 막대 85개를 만들었고, 그중 10마리는 재료를 일부러 구부려 갈고리를 세웠다.

물 옮기기 실험에서는 물체를 고르는 능력이 5~7세 아동에 견줄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같은 실험의 마지막 두 과제는 통과하지 못했다.

뉴칼레도니아 까마귀가 만드는 두 가지 갈고리 도구

뉴칼레도니아 까마귀(Corvus moneduloides)가 만드는 도구는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잔가지를 다듬어 끝에 갈고리를 낸 갈고리 막대이고, 다른 하나는 판다누스 잎 가장자리를 계단 모양으로 찢어 낸 톱니 달린 잎 도구다. 개빈 헌트가 1996년 Nature 379권 249~251쪽에 보고한 관찰이 그 출발점이었다.

당시 논문이 짚은 특징은 세 가지였다. 도구의 규격이 놀랄 만큼 일정하다는 점, 유형이 뒤섞이지 않고 뚜렷이 갈린다는 점, 그리고 갈고리를 쓴다는 점이다. 사람 아닌 야생 동물에게서 이 세 가지가 함께 보고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헌트는 사람의 도구 문화에서도 이런 조합이 전기 구석기 이후의 석기·골각기 단계에 가서야 나타난다고 적었다. 규격을 정해 두고 같은 물건을 되풀이해 만드는 일은, 눈앞의 물건을 집어 쓰는 것과 다른 단계라는 뜻이다.

확인한 자료는 2026년 9월 기준이다. 물 옮기기 실험은 PLOS ONE(2014), 도구 구부리기 실험은 Royal Society Open Science(2016)에서 원문을 열어 대조했고, 야생 개체 가운데 도구를 만드는 개체가 얼마나 되는지는 공개된 집계를 찾지 못해 비율로 적지 않았다.

야생 까마귀 18마리는 어떻게 도구를 구부렸을까

야생에서 잡은 까마귀 18마리는 야외 사육장에서 갈고리 막대 85개를 만들었고, 그 가운데 10마리가 재료를 일부러 구부렸다. 크리스티안 루츠 연구진이 4년에 걸쳐 진행하고 2016년 Royal Society Open Science에 실은 결과다.

재료는 현지에 흔한 관목 Desmanthus virgatus의 곁가지였다. 논문은 이 가지를 두고 정원용 철사보다는 덜 유연하고 더 탄력이 있지만 영구적으로 변형될 수 있는 재료라고 적었다. 까마귀들은 가지를 부리로 물고 발로 눌러 각도를 만들었고, 한 번 준 굽힘은 그대로 남았다.

조사는 4년에 걸쳐 이어졌다. 연구진은 야생 개체를 잠시 붙잡아 현장에 세운 사육장에서 재료를 주고 관찰한 뒤 다시 놓아주는 절차를 반복했다. 그렇게 모인 85개의 도구가 개체 한 마리의 재주가 아니라 종의 제작 방식을 통계로 말할 수 있는 표본이 됐다.

베티의 철사 구부리기가 다시 읽힌 과정

2002년 실험실에서 곧은 정원용 철사를 갈고리로 구부려 먹이통을 들어 올린 베티의 장면은, 2016년 야생 관찰이 나온 뒤 개체의 발명에서 종의 레퍼토리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이 장면은 도구를 새로 고안하는 능력의 증거로 널리 소개됐다.

루츠 연구진은 그 논문 결론에 이렇게 적었다. 어린 시절 야생에서 잡혀 온 베티가 시험 중에 보인 행동은 낯선 문제에 대한 혁신적 해법이 아니라 이미 그의 자연 레퍼토리에 있던 행동이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험실 안에서만 보면 창조로 읽히던 장면이, 숲에서 같은 행동을 확인하자 다른 이름을 얻었다.

놓치기 쉬운 한 줄  베티는 실험실에서 태어난 새가 아니라 야생에서 잡혀 온 새였다. 이 한 문장이 14년 뒤 해석을 바꾸는 열쇠가 됐고, 그래서 야생 행동 목록을 채워 두는 일이 실험실 결과를 읽는 조건이 된다.

이솝 우화 실험에서 까마귀는 어디까지 갔을까

2014년 실험에서 뉴칼레도니아 까마귀 여섯 마리는 네 가지 선택을 정확히 해냈다. 모래가 든 관보다 물이 든 관에, 뜨는 물체보다 가라앉는 물체를, 속이 빈 물체보다 속이 찬 물체를 골라 넣었고, 수위가 낮은 관보다 이미 높은 관을 택했다.

사라 젤버트 연구진이 뉴칼레도니아 본섬 그랑드테르의 사육장에서 성체 세 마리와 준성체 세 마리를 대상으로 진행한 PLOS ONE 2014년 논문이다. 논문은 물체를 고르는 이 능력이 5~7세 아동에 견줄 만하다고 적었다.

이솝 우화의 설정이 실험 도구로 쓰이는 이유는 정답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돌을 넣는 행동과 먹이가 떠오르는 결과 사이에 물이라는 보이지 않는 매개가 끼어 있어, 남이 하는 대로 따라 하는 것만으로는 통과하기 어렵다.

관의 너비와 U자관, 까마귀가 넘지 못한 두 과제

관의 너비를 묻는 과제와 U자관 과제는 여섯 마리 모두 통과하지 못했다. 하나는 굵기가 다른 두 관 가운데 물이 빨리 오르는 좁은 관을 고르는 과제였고, 다른 하나는 눈에 보이는 관과 실제로 수위가 오르는 관이 관 아래에서 U자로 이어져 어긋나 있는 장치였다.

연구진의 해석은 이렇다. 까마귀들은 '물에 무언가를 넣으면 수위가 오른다'는 경험 규칙을 갖고 있지만, 관의 부피가 그 효과를 얼마나 바꾸는지까지는 다루지 못한다. 능력의 윤곽을 그리는 것은 성공한 네 과제보다 이 두 실패 쪽이다. 어디까지 되는지가 아니라 어디서 멈추는지가 경계선을 그어 주기 때문이다.

부품을 이어 붙이는 까마귀, 2018년 이후의 실험

2018년 Scientific Reports에 실린 실험에서는 이런 조립을 처음 접한 개체 여덟 마리 가운데 네 마리가 짧은 막대들을 스스로 이어 붙여 먹이에 닿는 긴 도구를 만들었다. 폰 바이에른 연구진이 보고한 결과이며, 한 개체는 필요에 따라 세 개짜리와 네 개짜리 조합까지 만들었다.

논문은 여러 부품을 결합해 하나의 도구를 만드는 행동이 사람 밖에서는 거의 보고된 적 없다고 적었다. 갈고리를 깎는 일과 부품을 잇는 일은 성격이 다른 과제인데, 같은 종이 둘 다 해낸 셈이다. 이 새를 붙들고 있는 연구가 계속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뉴칼레도니아 까마귀는 얼마나 똑똑한 걸까?

Q. 뉴칼레도니아 까마귀는 어디에 사나요?

A.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에만 사는 고유종으로, 본섬인 그랑드테르와 인근 섬의 숲이 주 서식지다. 연구팀들이 야생 개체를 잡아 관찰한 야외 사육장도 이 섬에 세워졌다.

Q. 도구 만드는 법은 배우는 건가요, 타고나는 건가요?

A. 하나로 정해지지 않았다. 2016년 논문은 가지를 구부리는 행동이 이 종의 자연스러운 행동 목록에 들어 있다고 봤고, 동시에 개체가 겪은 경험도 함께 작용한다고 적었다. 두 요인의 비중을 가르는 실험은 아직 진행 중이다.

Q. 다른 새도 갈고리 도구를 만드나요?

A. 도구를 쓰는 새는 여럿 보고돼 왔다. 다만 야생에서 갈고리 형태를 규격에 맞춰 반복 제작하는 사례로 거듭 확인된 것은 뉴칼레도니아 까마귀이며, 1996년 보고가 그 첫 기록으로 남아 있다.

Q. '5~7세 아이 수준'이라는 요약은 정확한가요?

A. 논문이 비교한 범위는 물에 넣을 물체를 고르는 능력이다. 같은 실험에서 관의 너비 과제와 U자관 과제는 통과하지 못했으므로, 그 비교는 성공한 과제군에 한정해 읽는 것이 원문에 가깝다.

Q. 이 까마귀를 직접 볼 수 있나요?

A. 뉴칼레도니아 현지의 숲에서 볼 수 있지만 경계심이 강해 도구 사용 장면까지 마주치기는 쉽지 않다. 연구도 대개 야생 개체를 잠시 잡아 사육장에서 관찰한 뒤 다시 놓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Q. 왜 하필 갈고리 모양을 만드나요?

A. 죽은 나무의 구멍이나 판다누스 잎 밑동처럼 부리가 닿지 않는 틈에 숨은 애벌레와 곤충을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고됐다. 끝이 굽어 있어야 먹이를 걸어 당길 수 있어, 곧은 막대보다 갈고리가 유리하다.

뉴칼레도니아 까마귀 연구가 남긴 질문

정리하면 이 새는 두 종류의 도구를 규격에 맞춰 만들고, 재료를 구부려 갈고리를 세우며, 부품을 이어 더 긴 도구를 조립한다. 동시에 관의 굵기가 수위에 미치는 영향은 다루지 못했다. 능력과 한계가 같은 실험 안에 나란히 기록돼 있다는 점이 이 사례를 계속 인용하게 만든다.

남은 질문은 세 가지쯤이다. 어린 새가 도구 제작을 어떤 경로로 익히는지, 야생 개체 가운데 실제로 도구를 만드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지역마다 다른 도구 설계가 세대를 거치며 개선되는지다. 마지막 질문은 사람의 기술 축적과 곧바로 맞닿아 있어, 이 작은 섬의 까마귀가 여전히 실험 대상으로 남아 있는 이유가 된다. 섬 하나에만 사는 새 한 종이 30년째 인지 연구 문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사례는 흔치 않다.

뉴칼레도니아 까마귀동물 도구 사용이솝 우화 실험동물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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