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드하우섬 대벌레는 어떻게 다시 나타났나?
20세기 초 배를 타고 들어온 쥐가 퍼진 뒤 로드하우섬에서 자취를 감췄고, 이후 수십 년 동안 멸종한 것으로 여겨졌다.
2001년 로드하우섬에서 23킬로미터 떨어진 화산 암주 볼스 피라미드에서 개체군이 확인됐고, 멜버른 동물원을 운영하는 주스 빅토리아는 남은 단일 개체군을 20~30마리로 적고 있다.
검증 시점은 2026년 9월이다. 주스 빅토리아가 공개한 종 소개 페이지와 2017년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린 유전체 논문을 나란히 놓고 표기를 맞춰 봤다. 다만 여러 소개 글이 반복해 쓰는 '발견 당시 24마리'라는 수치는 열람 가능한 1차 페이지에서 그대로 확인하지 못해, 이 글은 기관이 표기한 범위값을 쓴다.
지구 전체에 남은 야생 개체가 스무 마리에서 서른 마리. 한 종의 개체군 크기를 이렇게 적어야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것도 대륙이나 큰 섬이 아니라, 남태평양 한가운데 칼날처럼 솟은 바위기둥 한 곳에서만 확인된 숫자다.
바위기둥의 이름은 볼스 피라미드다. 오스트레일리아 동쪽 바다에 있는 로드하우섬에서 배로 나가야 닿는 무인 암초로, 파도가 거칠어 배를 대는 것부터 쉽지 않다. 그 절벽 어딘가의 관목 아래에서, 멸종 목록에 올라 있던 커다란 대벌레가 살아 있었다.
로드하우섬 대벌레는 어쩌다 섬에서 사라졌나?
20세기 초 로드하우섬에 상륙한 배쥐(ship rat)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2017년 《커런트 바이올로지》 논문은 이 대벌레가 "한때 섬에 흔했으나 20세기 초 배쥐가 들어온 뒤 멸종에 이르렀다"고 정리한다. 날지 못하고 몸집이 큰 야행성 곤충이라 새로 들어온 포식자를 피할 수단이 마땅치 않았다.
몸길이가 손바닥에 이르고 광택 있는 짙은 갈색 외피를 가진 탓에, 영어권 소개 글은 이 곤충에 '나무 랍스터'라는 별명을 붙여 부르곤 한다. 크기는 눈길을 끄는 특징이었지만 쥐에게는 사냥하기 좋은 조건이기도 했다. 섬에서 기록이 끊긴 뒤 이 종은 오랫동안 멸종한 것으로 취급됐다.
배쥐가 정확히 어떤 경로로 섬에 올랐는지는 이번에 확인한 두 자료가 따로 밝히지 않는다. 다만 20세기 초라는 시점과 '배를 통해 들어온 쥐'라는 표현은 두 자료가 공통으로 쓰고 있어, 정착 경로가 해상 운송과 얽혀 있다는 대목까지는 확인된 셈이다.
볼스 피라미드에 남은 개체는 몇 마리로 집계되나?
기관 표기는 20~30마리다. 주스 빅토리아의 로드하우섬 대벌레 소개 페이지는 "남아 있는 하나뿐인 개체군에 20~30마리가 있다"고 적으면서, 같은 페이지의 데이터 항목에는 야생 개체수를 9~35마리로 표기해 두었다.
한 페이지 안에 두 표기가 함께 놓인 셈이라, 이 글은 둘을 하나로 합치지 않는다. 서술 문장은 최근 조사에서 확인된 대략의 규모를, 데이터 항목은 조사마다 갈린 값의 폭을 담은 것으로 읽는 편이 무리가 없다. 어느 쪽으로 읽어도 이 개체군이 두 자릿수를 넘지 못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거리 표기도 자료마다 조금씩 다르다. 주스 빅토리아는 볼스 피라미드를 로드하우섬 앞바다 23킬로미터 지점의 화산 노두로 적고, 2017년 논문 초록은 "20킬로미터 떨어진" 암초라고 적는다. 측정 기준점(섬의 중심이냐 해안선이냐)이 다르면 이 정도 차이는 생기므로, 이 글은 두 값을 각각의 출처와 함께 남겨 둔다.
박물관 표본이 풀어 준 '같은 종인가' 물음
2017년 논문의 결론은 "같은 종"이다.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린 미헤예프 연구팀의 논문은 볼스 피라미드 개체군과 멸종 이전 로드하우섬에서 채집돼 박물관에 보관돼 온 표본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체를 다시 읽어, 두 집단의 서열 차이가 1% 미만이라고 보고했다.
확인 작업이 필요했던 이유는 겉모습이었다. 논문은 볼스 피라미드 개체와 박물관 표본 사이에 "뚜렷한 형태 차이"가 있었고, 재발견 이후 그때까지 유전적 동정이 이뤄진 적이 없었다고 적는다. 게다가 이 속(Dryococelus)에는 다른 종이 없어, 비교 기준으로 삼을 현존 근연종조차 없었다.
분석 과정에서 예상 밖의 사실도 드러났다. 조립한 유전체의 크기가 40억 염기쌍(4Gb)을 넘었고, 염색체 세트가 여섯 벌인 6배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곤충 유전체로는 대단히 큰 축이며, 표본 보관 상태가 나쁜 옛 표본에서 서열을 읽어 낸 점도 함께 평가받았다.
| 형태 근거 — "다른 종일 수 있다" | 볼스 피라미드 개체와 로드하우섬 박물관 표본 사이에 뚜렷한 형태 차이가 관찰됐다. 재발견 직후 제기된 의문의 출발점 |
|---|---|
| 분류학 조건 — "비교할 대상이 없다" | Dryococelus는 종이 하나뿐인 단형속이라 현존하는 근연종이 없다. 형태 차이가 종간 차이인지 집단 내 변이인지 가릴 기준이 부족했다 |
| 유전 근거 — "같은 종이다" | 두 집단의 미토콘드리아 서열 차이가 1% 미만으로, 박물관 표본들 사이의 종내 변이 범위 안에 들어왔다. 2017년 논문의 결론 |
두 쌍에서 시작한 사육 프로그램과 로드하우섬 복귀 계획
현재의 사육 개체군은 2003년에 반출된 두 쌍에서 비롯됐다. 주스 빅토리아는 "볼스 피라미드 주변 바다가 거칠어 배를 대는 것이 불가능했음에도, 구조팀이 2003년 번식용 두 쌍을 호주 본토로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고 적는다. 멜버른 동물원은 이후 이 종의 사육 번식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 왔다.
목표는 원래 섬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같은 페이지는 "쥐가 완전히 제거되고 나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로드하우섬 대벌레를 섬에 다시 들여놓겠다"고 밝힌다. 사육 개체를 늘리는 일과 섬에서 포식자를 없애는 일이 동시에 끝나야 복귀가 가능한 구조다.
두 쌍에서 출발한 개체군에는 구조적 한계도 따라붙는다. 창시자 수가 적으면 집단이 지닌 유전적 다양성의 폭이 처음부터 좁게 고정되고, 세대를 거듭한다고 그 폭이 저절로 넓어지지는 않는다. 사육 개체를 여러 기관에 나눠 보관하는 관리 방식은 이런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선택이다.
보전 등급은 위급(Critically Endangered)으로 표기돼 있다. 사육 개체군이 아무리 늘어도, 야생 개체군이 한 곳에만 남아 있는 한 등급이 크게 내려가기는 어렵다. 방사 시점과 조건은 섬의 관리 상황에 달려 있어 이번 확인 범위에서는 특정하지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곤충'이라는 수식이 가리키는 조건
희귀함을 만든 것은 숫자보다 분포다. 2017년 논문은 볼스 피라미드 야생 개체군에 대한 최근 조사를 근거로 이 종이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종에 속한다"고 적는다. 개체 수가 적다는 사실에 더해, 그 개체들이 단 하나의 지점에 모여 있다는 조건이 겹친 결과다.
주스 빅토리아는 이 대벌레가 오직 한 종의 관목만 먹는다고 설명한다. 먹이 식물이 하나, 서식 지점이 하나, 접근 경로도 하나뿐인 상태에서는 태풍 한 번이나 낙석 한 번이 개체군 전체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사육 개체군을 여러 기관에 나눠 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멸종 목록에서 이름이 지워지는 사례는 흔치 않다. 로드하우섬 대벌레는 그 드문 사례에 들어섰고, 이제 남은 과제는 서식지 쪽으로 옮겨 갔다. 절벽의 관목 아래에서 버틴 스무남은 마리가 원래의 섬으로 돌아가야 이 이야기가 비로소 닫힌다.
로드하우섬 대벌레, 어디까지 확인된 이야기일까?
Q. 남은 개체가 20~30마리인가요, 9~35마리인가요?
A. 주스 빅토리아의 같은 페이지에 두 표기가 함께 있습니다. 서술 문장은 "남아 있는 하나뿐인 개체군에 20~30마리"라고 적고, 데이터 항목은 야생 개체수를 9~35마리로 적습니다. 조사 시점과 산정 방식이 다르면 이런 폭이 생기므로, 한쪽만 골라 단정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Q. 볼스 피라미드에 일반 여행자가 올라갈 수 있나요?
A. 주스 빅토리아는 주변 바다가 거칠어 배를 대는 것조차 불가능했다고 적을 만큼 접근이 어려운 곳입니다. 상륙과 등반은 관리 당국의 허가 사항이며, 현재의 허가 기준과 절차는 이번에 확인한 자료 범위 밖이라 계획이 있다면 로드하우섬 관리 기관에 직접 문의하시는 편이 확실합니다.
Q. 이 대벌레를 동물원에서 직접 볼 수 있나요?
A. 멜버른 동물원이 이 종의 사육 번식을 맡고 있다고 주스 빅토리아가 밝히고 있습니다. 다만 사육 개체가 상시 공개 전시되는지, 관람 가능한 시간대가 언제인지는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방문 전 해당 동물원의 안내를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Q. 사람에게 해가 되는 곤충인가요?
A. 대벌레류는 식물의 잎을 먹고 사는 초식 곤충이며, 로드하우섬 대벌레 역시 특정 관목의 잎에 의존합니다. 독을 쏘거나 사람을 무는 습성으로 알려진 종이 아니고, 몸집이 커 보이는 것과 위험성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Q. 쥐 한 종이 어떻게 곤충을 멸종 직전까지 몰았나요?
A. 섬 생태계에는 원래 그런 포식자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날지 못하고 몸집이 큰 야행성 곤충은 도망칠 수단이 제한적인데, 배를 타고 들어온 쥐는 개체 수를 빠르게 늘리며 알과 성충을 모두 노립니다. 섬 고유종이 외래 포식자에 특히 약한 전형적인 구조입니다.
Q. 섬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언제 이뤄지나요?
A. 주스 빅토리아는 "쥐가 완전히 제거되고 나면" 자유 방사 개체를 로드하우섬에 다시 들여놓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방사 연도나 개체 수는 해당 페이지에 제시돼 있지 않아, 시점을 특정하려면 섬 관리 기관의 최신 발표를 확인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