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문장으로 브라질 뱀섬 43헥타르에만 사는 황금 랜스헤드는 2,000~4,000마리로 추정되며, 이는 "1㎡당 한 마리"라는 말이 뜻하는 수의 100분의 1 수준이다.
브라질 상파울루 앞바다의 한 섬은 축구장 60개 남짓한 넓이다. 그 43헥타르 안에 지구 어디에도 없는 독사 한 종의 야생 개체군 전부가 들어 있다. 일랴 다 케이마다 그란지, 한국에는 '뱀섬'으로 알려진 곳이다.
뱀섬을 소개하는 글에는 거의 예외 없이 같은 문장이 붙는다. 1㎡마다 뱀 한 마리가 있다는 것이다.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섬의 넓이와 조사 기록을 나란히 놓으면, 그 표현이 어느 정도 규모를 주장하는 말인지가 먼저 드러난다.
케이마다 그란지의 황금 랜스헤드는 몇 마리로 세어졌을까?
현장 조사가 내놓은 값은 2,000~4,000마리 선이다. 거리표본법을 쓴 최신 추정은 2,899마리이며 95% 신뢰구간은 1,903~4,416마리로 잡혔다. 조사 연도와 방법에 따라 폭이 갈리므로 아래에서는 수치마다 조사 연도를 붙여 적는다.
마르시우 마르칭스·히카르두 사와야·오타비우 마르케스가 2008년 《South American Journal of Herpetology》 3권 168~174쪽에 실은 논문의 제목은 '최초의 개체수 추정'이다. 그전까지 이 섬의 뱀 수를 현장 표본으로 센 기록이 학술지에 없었다는 뜻이다.
2008년 논문 초록이 제시한 값은 숲 구역 표본구 기준 평균 1,304.3마리이고, 상대정밀도는 93.7%로 적혀 있다. 널리 인용되는 2,000~4,000마리는 같은 연구를 소개한 매체들이 옮긴 폭으로, 디스커버 매거진도 2023년 3월 기사에서 그 범위를 적었다.
무리우 기마랑이스를 제1저자로 브라질·멕시코·미국 연구진이 2014년 《PLOS ONE》에 낸 개체군 동태 분석은 다른 각도를 택했다.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1,370×3m 트랜섹트에서 표지·재포획을 반복한 것이다.
조사 구간의 개체수는 시기마다 80~218마리 사이를 오갔고, 연평균 개체군 증가율은 0.93으로 계산됐다. 다만 신뢰구간이 0.47~1.38로 넓어, 저자들은 조사 기간 개체군이 안정적이었다고 보되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 발표 연도·연구진 | 조사 방법 | 추정 결과 |
|---|---|---|
| 2008년 마르칭스·사와야·마르케스 | 숲 구역 표본구 조사 | 표본구 기준 평균 1,304.3마리(상대정밀도 93.7%), 매체 인용값 2,000~4,000마리 |
| 2014년 기마랑이스 외 | 2002~2010년 트랜섹트 표지·재포획 | 조사 구간 80~218마리, 연평균 증가율 0.93(신뢰구간 0.47~1.38) |
| 2021년 아브라앙 외 | 숲 서식지 거리표본법, 3차원 면적 모형 | 2,899마리(95% 신뢰구간 1,903~4,416마리) |
케이마다 그란지에서 1㎡당 한 마리는 43만 마리를 뜻한다
1㎡마다 한 마리라는 표현을 섬 전체에 적용하면 43만 마리라는 수가 나온다. 43헥타르가 곧 43만 ㎡이기 때문이다. 조사로 좁혀진 값은 그 100분의 1 수준이다.
2,899마리를 43만 ㎡에 고르게 펼치면 한 마리가 약 148㎡를 차지한다. 가로세로 12m짜리 정사각형 하나에 한 마리꼴이고, 2,000마리로 잡으면 그 면적이 215㎡까지 벌어진다.
밀도 자체는 여전히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준으로 소개된다. 대형 독사 한 종만 43헥타르 안에 수천 마리 규모로 유지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수는 섬 넓이로 나눈 평균값이며, 조사는 개체가 몰리는 숲 구역을 범위로 삼았다.
✦ 숫자로 보는 규모 43헥타르는 축구장 60개 남짓이다. 황금 랜스헤드의 야생 개체군은 이 범위 바깥에 존재하지 않아, 섬 한 곳에서 벌어지는 일이 곧 종 전체의 사건이 된다.
황금 랜스헤드는 무엇을 먹고 그 수를 유지할까?
섬을 찾는 40여 종의 새 가운데 계절마다 몰리는 한두 종이 성체의 주식이다. 2012년 《Journal of Natural History》 46권 13~14호에 실린 논문은 제목 자체에 '계절적으로 풍부한 두 종의 새에 의존한다'는 조건을 적어 넣었다(DOI 10.1080/00222933.2011.654278).
섬에는 성체가 상시로 사냥할 만한 포유류가 없다. 뭍의 자라라카가 설치류를 주로 잡는 것과 달리, 이 섬의 성체는 이동 중 들르는 새가 몰리는 시기에 맞춰 먹이를 얻는다. 새가 나뭇가지에서 먹이를 찾는 철에는 뱀도 땅보다 식생 위에서 더 많이 관찰된다.
먹이가 계절에 묶여 있다는 것은 개체수의 상한도 계절에 묶여 있다는 뜻이다. 섬이 한 해에 받아들이는 새의 양이 이 개체군의 천장을 정하는 셈이고, 밀도를 이야기할 때 면적보다 먼저 봐야 할 것도 그 천장이다.
먹이가 새라는 조건은 독의 성질까지 끌고 간다. 나뭇가지 위에서 문 새를 놓치면 날아가 회수할 수 없으므로 빠르게 듣는 독이 유리하다. 황금 랜스헤드의 독이 뭍의 자라라카보다 강하고 보트롭스속에서 가장 빠르게 작용한다는 서술은 조너선 캠벨과 윌리엄 라마의 『서반구의 독 파충류』(2004)에 근거를 두고 있다.
다섯 배라는 배수는 영어 위키백과가 그 책을 인용해 싣고 있는 값이다. 원서를 직접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여기서는 재인용임을 밝혀 둔다. 몸길이는 대개 70~90cm이며 118cm까지 자란 기록이 함께 정리돼 있고, 감는 꼬리가 없어 나무 이용은 선택적이라는 관찰도 덧붙어 있다.
브라질 해군과 ICMBio가 케이마다 그란지 상륙을 막고 있다
상륙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브라질 시쿠 멘지스 생물다양성보전연구소(ICMBio)의 허가를 받은 연구진이 브라질 해군과 동행할 때만 섬의 바위 해안에 오를 수 있다.
섬은 '케이마다 페케나·케이마다 그란지 제도 생태특별관심지역'이라는 이름의 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다. 사람의 안전과 이 섬에만 사는 종을 함께 지키려는 조치로 설명된다.
✦ 뜻밖의 취약점 카를루스 아브라앙 연구진이 2021년 《South American Journal of Herpetology》 19권 32~39쪽(DOI 10.2994/SAJH-D-17-00104.1)에 낸 100년 시뮬레이션에서, 이 개체군은 95% 이상을 죽이는 대형 재난보다 해마다 몇 마리씩 빠져나가는 밀렵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같은 논문은 파충류 서식지에 3차원 면적 모형을 처음 적용해 숲 서식지의 개체수를 2,899마리로 추정했다. 시뮬레이션이 가장 큰 위험 값을 낸 쪽은 해마다 이어지는 소수의 반출이었다. 개체군 규모가 작을수록 매년 빠져나가는 몇 마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만한 결과다.
부탄탕 연구소의 페드루 나흐티갈이 이끈 연구진은 2026년 3월 이 뱀의 게놈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독 유전자의 변이는 무작위로 흩어지지 않고 선택압의 흔적을 남겼으며, 연구진은 먹이 특화와 지리적 고립을 그 압력으로 지목했다.
같은 연구는 과거 개체수의 궤적도 복원했다. 약 10만 년 전 대륙 개체군이 14만 마리 수준이었고, 5만 년 전 3만, 1만 1천 년 전 1만으로 줄어 지금의 2,000~4,000마리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근친교배가 오래 이어진 흔적은 암수 생식기를 함께 지닌 개체가 드물지 않다는 보고로도 나타난다.
케이마다 그란지를 둘러싼 오해와 확인된 사실
Q. 케이마다 그란지 섬에 관광으로 들어갈 수 있나요?
A. 들어갈 수 없다. 상륙은 법으로 금지돼 있고, ICMBio 허가를 받은 연구진이 브라질 해군과 동행하는 경우만 예외다. 관광 목적의 상륙 허가는 나오지 않으므로 섬에 내려주는 여행 상품이 있다면 정상적인 절차로 보기 어렵다.
Q. 황금 랜스헤드를 야생 말고 다른 곳에서 볼 수 있나요?
A. 야생 개체군은 케이마다 그란지 한 곳뿐이다. 다만 역외 보전(ex situ) 사육은 이뤄지고 있어, 사육 개체의 임신을 초음파·방사선으로 진단한 연구가 《Zoo Biology》에 실릴 정도다. 상시 공개 전시 여부는 기관마다 다르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Q. 43헥타르 전체에 뱀이 고르게 퍼져 있나요?
A. 고르지 않다. 2008년 첫 추정도, 2021년 거리표본법 추정도 모두 숲 구역을 조사 범위로 삼았다. 섬 넓이로 나눈 값은 숲과 바위 지대를 합친 평균이므로, 지점별 밀도는 서식 환경에 따라 갈린다.
Q. 케이마다 그란지에 다른 멸종위기종도 사나요?
A. 산다. 스키낙스 페이쇼토이(Scinax peixotoi)라는 작은 개구리도 브라질 국내 기준과 세계 기준 양쪽에서 위급(CR) 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43헥타르짜리 섬 하나가 위급 등급 두 종의 유일한 서식지인 셈이다.
케이마다 그란지가 남기는 계산
뱀섬에서 인상적인 대목은 밀도의 크기보다 그 밀도를 떠받치는 조건의 좁음이다. 43헥타르, 계절마다 들르는 새 한두 종, 그 위에 얹힌 수천 마리가 전부다.
한 종의 야생 개체군 전부가 축구장 60개 넓이 안에서 새의 이동 일정에 맞춰 살아간다. 해마다 몇 마리가 사라지는 쪽이 대재난보다 위험하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이 좁음에서 나온다. 봉쇄된 섬 하나가 종 하나의 전 재산인 셈이다.
개체수 항목은 2026년 8월에 《PLOS ONE》(2014)의 공개 논문과 부탄탕 연구소가 2026년 3월 내놓은 게놈 연구 보도, 《South American Journal of Herpetology》(2021)의 추정치를 나란히 놓고 정리했다. 조사 연도와 방법이 달라 한 값으로 좁혀지지 않는 지점은 수치마다 조사 연도를 붙여 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