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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의 판도, 8만 년이라던 나이가 다시 계산됐다

글 · 세계의 생물 · · 약 12분 · 조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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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답부터

Q. 미국 유타주의 사시나무 군락 판도는 정말 지구에서 가장 큰 생물이고, 나이가 8만 살일까?

A. 면적으로 따지면 오리건주의 뽕나무버섯 군체가 훨씬 넓고, 판도가 1위인 기준은 무게다. 나이도 2024년에 처음 나온 유전자 기반 추정에서 약 1만 2,000~3만 7,000년으로 계산됐다.

판도의 면적과 줄기 수는 로저스와 매커보이가 2018년에 낸 PLOS ONE 논문을, 연대는 피노 등이 2024년에 공개한 사전공개 논문을 따랐고 확인 시점은 2026년 9월이다. 다만 널리 인용되는 무게 6,000톤만은 학술 측정이 아니라 기관 소개 자료의 추정치여서 본문에서 출처를 갈라 적었다.

지구에서 가장 큰 생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대개 미국 유타주의 사시나무 숲 하나가 답으로 등장한다. 수만 그루로 보이는 나무가 실은 뿌리 하나로 이어진 단일 개체라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충분히 기묘하다. 그런데 이 답은 가장 크다는 말을 무엇으로 재느냐에 따라 곧바로 흔들리고, 최근에는 가장 오래됐다는 쪽 설명까지 다시 계산됐다. 판도를 둘러싼 숫자는 지금도 갱신되는 중이다.

판도는 숲이 아니라 나무 한 그루다

판도는 미국 유타주 피시레이크 국유림에 있는 사시나무 군락으로, 겉보기에는 숲이지만 유전자가 똑같은 줄기 약 4만 7,000개가 하나의 뿌리 체계를 공유하는 단일 개체다. 로저스와 매커보이(2018)는 이 군락의 면적을 43헥타르로 적었다.

사시나무는 씨앗 대신 뿌리에서 새순을 밀어 올리는 방식으로 번식한다. 그렇게 올라온 줄기 하나하나를 램닛(한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개별 줄기)이라 부르는데, 램닛은 저마다 태어나고 죽지만 뿌리는 그대로 남아 다음 줄기를 다시 올린다. 판도의 성숙한 줄기가 대체로 120~150년생인데도 개체 자체는 그보다 훨씬 오래됐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판도는 유전적으로 수컷 한 그루다. 그래서 이 군락에는 씨앗으로 태어난 새로운 유전형이 섞여 들어오지 않는다. 라틴어로 나는 퍼진다는 뜻으로 알려진 이름도 이 번식 방식에서 왔다.

사시나무 자체는 희귀한 나무가 아니다. 북반구 온대림에 널리 퍼져 있고, 로저스와 매커보이(2018)는 사시나무 생태계가 여러 생물이 기대어 사는 핵심종 구실을 한다고 적었다. 판도가 특별한 이유는 나무가 드물어서가 아니라, 단 하나의 유전형이 한자리에서 그렇게 오래 버텨 왔다는 데 있다. 뿌리를 공유하는 방식은 불이 지나가거나 가뭄이 들어 지상부가 통째로 사라져도 땅속 저장고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해 준다.

AI로 재현한 미국 유타주 피시레이크 국유림의 사시나무 군락 판도, 하나의 뿌리에서 자란 수만 그루 줄기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판도는 정말 지구에서 가장 큰 생물일까?

면적으로 따지면 아니다. 오리건주 맬루어 국유림에서 확인된 뽕나무버섯(아르밀라리아 오스토야이) 군체는 자료에 따라 8.8~9.6제곱킬로미터로 적히는데, 이는 판도의 43헥타르, 곧 0.43제곱킬로미터보다 스무 배 넘게 넓다. 판도가 1위인 기준은 넓이가 아니라 무게다.

그 무게조차 정밀 측정값은 아니다. 유타주립대 서부사시나무연합이 운영하는 판도 소개 자료는 1,300만 파운드, 곧 약 580만 킬로그램을 제시한다. 기사에 자주 보이는 약 6,000톤은 이 값을 올려 잡아 반올림한 표기이므로, 이 글에서는 아래 표를 포함해 약 5,800톤으로 통일해 적었다.

항목판도(사시나무)뽕나무버섯 군체
위치유타주 피시레이크 국유림오리건주 맬루어 국유림
면적43헥타르(0.43㎢)8.8~9.6㎢(자료마다 다름)
무게약 5,800톤(추정)확정된 측정값이 공개돼 있지 않음
1위의 기준무게가 가장 무거운 생물면적이 가장 넓은 생물

두 생물이 같은 줄에서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자를 대고 잰 1위다. 크기를 재는 자는 최소한 셋이다. 땅을 얼마나 덮었는지를 보는 면적, 살아 있는 조직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보는 질량, 그리고 개체가 실제로 차지한 공간을 보는 부피가 서로 다른 답을 낸다. 그래서 판도를 소개할 때 가장 큰 대신 가장 무거운, 또는 가장 무거운 것으로 알려진이라는 한정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판도의 나이 8만 년은 어디서 나온 숫자일까?

8만 년은 직접 측정한 값이 아니라 뿌리가 퍼지는 속도를 거꾸로 되짚어 잡은 추정치였고, 2024년에 처음 나온 유전자 기반 정량 추정은 약 1만 2,000~3만 7,000년이다. 피노 등은 판도와 이웃 군락에서 잎·뿌리·가지를 포함해 500개가 넘는 시료를 시퀀싱해 이 값을 냈다.

연구진은 인근 호숫가 퇴적층에서 사시나무 꽃가루가 끊기지 않고 나온다는 점을 이 연대의 방증으로 들었다. 같은 연구를 다룬 기사 가운데는 나이를 1만 6,000~8만 년으로 소개한 것도 있는데, 사전공개 논문의 초록이 직접 제시한 값은 1만 2,000~3만 7,000년이다. 두 표기가 섞여 돌아다니므로 어느 쪽을 인용하는지 밝혀 두는 편이 안전하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결과가 있다. 뿌리가 이어져 있으니 가까운 줄기끼리 더 닮았을 법한데, 거리가 멀어져도 유전적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돌연변이가 군락 전체로 퍼지는 것을 막는 어떤 구조가 있을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 이 논문이 아직 동료평가를 거치지 않은 사전공개본이고 드물게 나타나는 변이를 다 잡아내지 못하는 방식이라는 한계도 함께 적었다.

노새사슴이 판도의 다음 세대를 먹어 없애고 있다

판도가 늙어가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노새사슴이 새로 올라온 순을 계속 뜯어 먹는 것이라는 게 로저스와 매커보이(2018)의 결론이다. 뿌리는 살아 있고 새순도 계속 올라오지만, 그 순이 나무가 되기 전에 사라지면 군락에는 늙은 줄기만 남는다.

이 조사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울타리의 성적이 구역마다 갈렸다는 점이다. 2013년에 친 울타리 구역에서는 재생이 뚜렷하게 살아난 반면, 2014년 울타리 구역은 울타리 밖과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그 안에서도 24퍼센트의 섭식률이 기록됐다. 울타리를 쳤다는 사실만으로 회복이 보장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사슴 한 종만 지목하기 어려운 사정도 있다. 같은 논문은 사시나무 생태계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장기 가뭄, 산불 억제, 인간의 개발, 그리고 만성적인 초식을 함께 들었다. 산불을 오래 눌러 두면 사시나무가 새로 자리 잡을 빈 땅이 줄고, 초식 동물의 개체 수를 조절하던 조건이 달라지면 남은 새순에 압력이 몰린다. 판도에서 벌어지는 일은 사슴 개체 수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조건들이 겹친 결과에 가깝다.

판도를 하나의 덩어리로 뭉뚱그려 죽어간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같은 개체 안에서도 구역에 따라 상태가 다르고, 관리 방식과 사슴·가축의 압력이 겹치는 정도가 제각각이다.

판도를 설명하는 문장이 계속 고쳐지고 있다

판도를 소개하는 문장은 최근 몇 해 사이에 두 번 손질됐다. 가장 큰은 가장 무거운으로 좁혀졌고, 8만 년은 첫 정량 추정 앞에서 자리를 내줬다. 두 수정 모두 판도가 덜 대단해졌다는 뜻이 아니라, 그동안 아무도 직접 재보지 않았던 값을 이제야 재기 시작했다는 쪽에 가깝다.

남은 질문도 분명하다. 널리 인용되는 무게의 원자료가 무엇인지, 돌연변이가 왜 고르게 퍼지지 않는지, 사슴의 압력을 줄인 뒤 회복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는 아직 열려 있다. 관련 조사는 로저스와 매커보이의 2018년 PLOS ONE 논문(DOI 10.1371/journal.pone.0203619)과 피노 등의 2024년 사전공개 논문, 그리고 유타주립대 서부사시나무연합의 판도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판도를 보러 갈 생각이라면 무엇을 알아야 할까

Q. 판도는 어디에 있고, 일반인이 들어갈 수 있나요?

A. 미국 유타주 남중부 피시레이크 국유림 안에 있습니다. 국유림이라 별도의 입장 절차 없이 접근할 수 있고, 군락을 가로지르는 도로와 인근 호수 주변 시설을 통해 걸어서 둘러보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Q. 언제 가야 판도를 판도답게 볼 수 있나요?

A. 가을입니다. 유전자가 같은 개체라 잎이 물드는 시기와 색이 거의 동시에 맞아떨어져, 주변의 다른 나무들과 경계가 선명하게 갈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한여름에는 평범한 사시나무 숲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Q. 나무 한 그루라는데 왜 숲처럼 보이나요?

A. 사시나무는 뿌리에서 새순을 올려 번식하기 때문입니다. 지상에 드러난 줄기는 약 4만 7,000개로 나뉘어 있지만 땅 밑 뿌리는 하나로 이어져 있어, 유전적으로는 한 개체로 봅니다.

Q. 판도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생물인가요?

A.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2024년 사전공개 논문의 추정치는 약 1만 2,000~3만 7,000년인데, 다른 클론 식물 가운데 더 오래됐다고 제시되는 사례가 있고 연대를 산출하는 방식도 서로 달라 직접 비교가 쉽지 않습니다.

Q. 울타리를 치면 판도는 회복되나요?

A. 구역에 따라 결과가 갈렸습니다. 2013년 울타리 구역에서는 재생이 뚜렷했지만 2014년 구역은 울타리 밖과 차이가 크지 않았고 내부 섭식률도 24퍼센트로 기록됐습니다. 울타리 설치만으로 회복이 보장되지는 않았습니다.

Q. 판도 말고도 이렇게 큰 클론 생물이 또 있나요?

A. 있습니다. 오리건주 맬루어 국유림의 뽕나무버섯 군체는 면적 기준으로 판도보다 훨씬 넓고, 바다에도 넓은 범위에 퍼진 해초 클론이 보고돼 있습니다. 다만 무게를 기준으로 삼으면 판도가 가장 무거운 사례로 꼽힙니다.

판도사시나무세계 최대 생물유타클론 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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