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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쿠론, 호수 위에 종탑만 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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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만 먼저

  • 이탈리아 남티롤 레시아 호수 한복판에는 14세기 종탑이 물 위로 솟아 있다.
  • 1950년 여름 댐 건설로 옛 쿠론 마을의 집 163채가 철거되고 물에 잠겼다.
  • 저수지 보수를 위해 물을 뺐을 때는 마을의 돌계단과 지하 저장고까지 드러났다.
AI로 재현한 이탈리아 레시아 호수 한가운데 물 위로 솟은 쿠론 마을의 중세 종탑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알프스 산자락의 맑은 호수 한가운데, 교회 종탑 하나가 물을 뚫고 서 있다면 어떤 사연을 떠올리게 될까? 이탈리아 북부 남티롤의 빈슈가우 계곡, 오스트리아·스위스 국경과 맞닿은 고갯길 아래 레시아 호수(레셴 호수)에는 실제로 그런 풍경이 있다.

물 위로 솟은 탑은 사진가들이 줄을 서는 명소이자 넷플릭스 드라마 ‘쿠론’(2020)의 무대가 됐다. 에메랄드빛 수면과 알프스 봉우리를 배경으로 선 실루엣만 보면 낭만적인 풍경 사진 한 장이지만, 종탑 아래 물속에는 한때 사람들이 살던 마을 하나가 통째로 잠겨 있다.

레시아 호수는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는 고갯길 바로 아래의 고원 호수다. 한여름에도 물이 차고 바람이 세기로 유명해 카이트서핑 명소로도 알려져 있는데, 그 물놀이의 무대 아래에 마을의 잔해가 있다.

탑은 어쩌다 호수 한가운데 서게 됐고, 마을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답을 찾으려면 20세기 중반의 전력 산업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쿠론 마을은 왜 물속에 잠겼을까?

1950년 여름, 발전용 댐이 완공되면서 옛 쿠론(독일어명 그라운) 마을이 통째로 물에 잠겼기 때문이다. 빈슈가우 지역 관광청 안내에 따르면 몬테카티니사가 진행한 이 공사로 집 163채가 철거됐고, 천연 호수들이 합쳐져 수심 22미터의 거대한 인공 호수가 만들어졌다.

빙하가 빚은 천연 호수처럼 보이지만, 지금의 레시아 호수는 전력 생산을 위해 사람이 만든 저수지다. 저수지 구상은 1939년 몬테카티니가 수심 22미터 규모의 계획을 내놓으면서 구체화됐고, 전쟁으로 미뤄지다 재개된 공사는 주민들의 청원과 반대에도 그대로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진다.

물에 잠긴 땅의 넓이는 안내 자료마다 520헥타르대에서 670헥타르대까지 다르게 적혀 있다. 경작지만 세었는지 마을 터와 주변 토지까지 넣었는지, 세는 범위가 달라 생긴 차이로 보인다. 숫자가 갈린다는 사실 자체가, 마을이 잃은 것을 한 가지 잣대로 재기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전후 재건기의 이탈리아에서 알프스 골짜기의 수력은 산업을 돌릴 핵심 전원이었다. 국경 지대의 작은 농촌 마을이 그 수요의 대가를 치렀다는 점이, 쿠론 이야기가 단순한 절경 너머로 읽히는 이유다. 빈슈가우 관광청도 당시 공사가 국제적 지원 속에 진행됐다고 적고 있어, 마을 하나의 반대가 막기에는 너무 큰 흐름이었던 셈이다.

성 카타리나 교회 종탑은 어떻게 홀로 살아남았을까?

문화재 보호 규정 덕분에 종탑만은 철거를 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을의 집들이 폭파 방식으로 헐리는 동안, 현지 안내들이 성 카타리나 교회로 소개하는 14세기 로마네스크 양식(중세 유럽의 반원 아치 건축 양식) 교회의 종탑은 물 위에 머리를 내민 채 남았다.

빈슈가우가 속한 남티롤은 독일어 사용 주민이 많은 지역이라, 마을은 이탈리아어 이름 쿠론과 독일어 이름 그라운을 함께 갖고 있다. 어느 이름으로 검색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언어의 기록이 걸려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종탑의 정확한 건립 연대는 안내 자료마다 1355년 또는 1357년으로 갈려, 본문에서는 ‘14세기’로 적는다. 어느 표기를 따르든 600년 넘게 한자리를 지킨 건축물이 호수 한복판의 수몰 기념비가 된 셈이다.

수위가 오르내릴 때마다 탑이 잠기는 깊이도 달라져, 계절에 따라 종탑은 조금 더 높거나 낮게 물 위로 솟는다. 관광청은 여름이든 겨울이든 호숫가에서 탑을 볼 수 있다고 안내한다.

쿠론을 떠난 150가구, 그 후의 삶

수몰로 삶터를 잃은 주민은 150가구, 1,000명가량으로 전해진다. 빈슈가우 관광청 안내는 이들이 임시 수용 시설에서 지내야 했다고 적고 있으며, 절반가량은 아예 다른 지역으로 떠났고 나머지는 호수 위쪽 언덕에 다시 세운 새 쿠론 마을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현지 매체 이탈리아니는 수몰된 집들과 마을 터가 지금도 수심 22미터 아래에 남아 있다고 전한다. 밭과 과수원, 대대로 물려받은 집이 하루아침에 호수 바닥이 된 일은 지역 사회에 깊은 상처로 남았다.

재정착도 순탄치 않았다. 호수 위쪽에 새 마을을 짓는 계획이 세워졌지만 받아들일 수 있는 가구는 일부에 그쳤다고 전해지고, 생계 기반이던 밭과 목초지를 잃은 농가가 많아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이주가 이어졌다.

🧊 겨울에만 열리는 길  한겨울 호수가 두껍게 얼어붙으면 얼음 위를 걸어 종탑 바로 앞까지 다가갈 수 있다고 소개된다. 여름에는 호반 산책로에서 물 위의 종탑을 마주 보게 된다.

물이 빠진 호수 바닥, 쿠론의 계단이 다시 드러났다

저수지 보수 공사로 호수의 물을 뺐을 때, 종탑 아래에서는 옛 마을의 벽과 돌계단, 지하 저장고, 침식된 아치가 모습을 드러냈다. 스미스소니언 매거진은 수몰 이후 약 70년 만에 마을 흔적이 처음으로 대규모로 노출된 순간이라고 보도했다.

발전 회사가 물을 다시 채우면서 마을 터는 몇 주 만에 도로 잠겼다. 앞서 2009년에도 종탑의 균열을 보수하기 위해 수위를 일부 낮춘 적이 있었다고 같은 보도는 덧붙인다.

물이 빠져 있던 동안 호수 바닥은 잠시 산책로가 됐다. 진흙 벌판 위로 드러난 벽돌 더미와 문지방 사이를 걸으며 옛 골목을 더듬는 방문객들의 사진이 이어졌고, 쿠론의 이야기는 다시 한번 세계로 퍼져 나갔다.

시기 무슨 일이 있었나 물과 마을
1950년 여름 댐 완공, 저수 시작 집 163채가 잠기고 종탑만 남음
2009년 종탑 균열 보수 수위를 일부만 낮춤
2021년 봄 저수지 보수 공사 계단·지하실·벽이 드러남

레시아 호수의 종탑이 남긴 것

종탑은 이제 사라진 마을을 기억하게 하는 유일한 표지다. 관광객에게는 그림 같은 배경이지만, 옛 주민과 후손들에게는 고향이 그 아래 있다는 사실을 매일 일깨우는 비석에 가깝다.

수력발전이라는 시대의 요구와 그 대가로 사라진 공동체. 물 위에 남은 탑 하나가 두 이야기를 동시에 증언하고 있기에, 사람들은 오늘도 이 호수 앞에 멈춰 선다.

유럽 곳곳에는 같은 시기 댐 건설로 사라진 마을이 적지 않지만, 쿠론처럼 뚜렷한 표지가 물 위에 남은 경우는 드물다. 종탑이 있었기에 이 마을의 수몰은 잊히는 대신 이야기로 살아남았다.

드라마와 사진을 타고 쿠론이라는 이름이 다시 불리게 된 것은 역설적이다. 마을을 지운 호수가, 이제는 그 마을의 이름을 세계에서 가장 멀리까지 실어 나르는 매개가 됐기 때문이다. 훗날 물이 또 빠지는 날이 오면, 마을은 다시 한번 짧은 재회를 허락할 것이다.

2026년 9월, 빈슈가우 지역 관광청 안내와 스미스소니언 매거진(2021) 보도를 맞대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호수의 다음 배수 일정은 공표된 계획을 찾지 못해, 확인된 사례까지만 적었다.

“종탑을 직접 보고 싶다” — 방문 전에 묻는 것들

Q. 레시아 호수의 종탑은 어디서 볼 수 있나?

A. 이탈리아 남티롤 빈슈가우 계곡의 레시아 호수에 있으며, 호반 산책로에서 연중 물 위의 종탑을 볼 수 있다. 오스트리아·스위스 국경과 가까운 알프스 고갯길 지역이다.

Q. 방문하기 좋은 계절은 언제인가?

A. 여름에는 호반 산책과 함께, 한겨울에는 호수가 얼면 얼음 위로 종탑에 다가가는 풍경이 소개된다. 다만 얼음 위 접근은 반드시 현지 안내와 안전 지침을 따라야 한다.

Q. 물속 마을이 드러나는 장면을 또 볼 수 있나?

A. 정기 일정은 없다. 2009년과 2021년처럼 종탑 보수나 저수지 공사로 수위를 낮출 때에만 옛 마을의 흔적이 일부 드러났다.

Q. 폭풍우 치는 밤 종소리가 들린다는 이야기는 사실인가?

A. 현지에서 전해지는 민담으로 소개된다. 종은 수몰 전에 종탑에서 내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실제 종이 울릴 수는 없다.

Q. 쿠론처럼 물을 빼면 드러나는 수몰 마을이 또 있나?

A.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바글리 호수에 잠긴 파브리케 디 카레지네 마을이 대표적이다. 저수지 정비로 물을 뺄 때마다 마을 전체가 드러나는 사례로 소개된다.

쿠론레시아 호수수몰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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