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문장으로 먼저
10층짜리 카스텔은 무게가 1만 킬로그램에 이르고, 지금까지 세워진 가장 큰 탑의 바닥에는 약 700명이 들어갔다. 카탈루냐의 인간 탑에서 하중과 위험을 처리하는 자리는 땅이다.
카스텔 사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맨 꼭대기에 올라선 예닐곱 살 아이다. 그래서 이 광경이 아이의 담력으로 굴러간다고 읽히지만, 카탈루냐 콜라 카스텔레라 코디나도라(CCCC)가 공개한 구조 설명을 따라가면 무게와 위험은 대부분 땅에서 처리된다. 아이는 마지막 한 칸을 채울 뿐이다.
카스텔은 6층에서 10층까지 쌓는 카탈루냐의 인간 탑이다
카스텔은 사람이 사람의 어깨를 밟고 올라 6층에서 10층까지 쌓아 올리는 카탈루냐 고유의 구조물이고, 유네스코는 2010년 11월 이를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올렸다. 등재 설명은 탑을 세 부분으로 나눈다.
바닥을 떠받치는 인파가 피냐(pinya), 2층부터 위로 올라가는 몸통이 트롱크(tronc), 맨 위 세 개 층이 폼 데 달트(pom de dalt)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설명은 트롱크의 각 층이 대개 건장한 성인 두 명에서 다섯 명으로 이뤄져 그보다 가벼운 소년·소녀를 받치고, 폼 데 달트는 어린아이들로 채워진다고 적는다.
CCCC의 기술 해설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인다. 폼 데 달트를 이루는 도소스(dosos)·아코차도르(acotxador)·엔샤네타(enxaneta)는 각각 한 개 층으로 계산된다. 10층이라는 숫자의 마지막 세 칸은 어린이 세 명의 몸이다.
왜 가장 어린 아이가 맨 위로 올라갈까
위로 올라갈수록 아래층이 떠안는 하중이 그대로 누적되기 때문에, 가장 가볍고 민첩한 아이가 맨 위를 맡는다. CCCC는 트롱크의 구성이 층마다 달라진다며 "위로 갈수록 더 민첩하고 가벼운 사람들"이 배치된다고 설명한다.
숫자를 보면 배치의 논리가 분명해진다. CCCC의 카스텔 소개 자료는 10층 카스텔 한 채의 무게가 1만 킬로그램에 이를 수 있다고 밝힌다. 이 하중이 다섯 겹, 여섯 겹을 거쳐 아래로 내려가는 구조이므로 위쪽 몇 킬로그램의 차이가 바닥에서는 훨씬 크게 불어난다.
엔샤네타가 마지막 칸을 넘어서면 탑은 카스텔 용어로 '카레가트(올라감을 완성한 상태)'가 되고, 아무도 무너지지 않고 전원이 내려오면 '데스카레가트'가 된다. 기록으로 인정받는 기준이 올라간 순간과 내려온 순간으로 나뉘어 있다는 뜻이다.
피냐는 카스텔의 하중을 받아 내는 첫 번째 층이다
피냐는 탑의 하중을 분산하고 낙하를 받아 내는 구조물의 일부이며, CCCC는 피냐에 두 가지 기본 기능이 있다고 못 박는다. 난도가 높은 구조에는 피냐 위로 받침이 더 얹힌다.
두 번째 받침이 폴레(folre), 세 번째가 마니에스(manilles), 네 번째가 푼탈스(puntals)다. 셋 다 피냐와 같은 원리로 짜되 인원이 더 적다. 카스텔 이름 뒤에 붙는 f·fm 같은 약자가 바로 이 보조층이 몇 겹인지를 가리킨다.
규모는 곧바로 사람 수로 환산된다. CCCC의 안전·예방 자료는 지금까지 세워진 가장 큰 카스텔인 4d10fm의 피냐에 약 700명이 필요했다고 적는다. 광장 하나를 사람으로 메워야 탑 하나가 선다.
그랄라가 연주하는 '토크 데 카스텔'은 무엇을 알려주나
토크 데 카스텔은 탑이 지금 어느 단계까지 왔는지를 소리로 알리는 전용 선율이다. CCCC는 카스텔레르들이 탑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이 연주가 올리고 내리는 과정을 안내한다고 설명한다.
선율은 단계마다 형태가 다르다. CCCC의 음악 해설에 따르면 하강하는 세 음(솔4·파4·미4)을 길게 끄는 대목이 폼 데 달트의 해체가 시작됐다는 신호이고, 이어지는 규칙적인 하강 선율이 대원들의 순서 있는 하강을 이끈다.
피냐에 들어간 사람에게 CCCC가 내건 첫 번째 수칙은 "고개를 들지 마라"다. 위를 올려다보는 순간 자세와 집중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 대신 그랄라 소리, 콜라 대장의 외침, 주변 소음으로 탑의 상태를 읽는다.
표어의 출처 카스텔을 요약하는 말로 늘 인용되는 "힘, 균형, 용기, 분별"(Força, equilibri, valor i seny)에 대해 CCCC는 이것이 조젭 안셀름 클라베가 1867년에 쓴 합창곡 «Los Xiquets de Valls»의 한 구절이라고 밝힌다. 같은 자료는 첼리스트 파우 카살스가 1932년 제1회 타라고나 카스텔 경연의 심사위원장이었다는 사실도 함께 적어 둔다.
1851년 타라고나에서 1998년 비야프랑카까지
9층 카스텔이 처음 기록된 해는 1851년, 타라고나의 산타 테클라 축제였다. 10층은 그로부터 147년이 지난 1998년 11월에야 나왔다. 그사이 9층 자체가 한 세기 가까이 끊긴 시기가 있었다.
| 연도 | 장소 | 기록 |
|---|---|---|
| 1851 | 타라고나 산타 테클라 축제 | 폴레를 쓴 9층 카스텔의 첫 기록 |
| 1893 | 엘 벤드렐 | 이 9층 이후 약 한 세기 동안 9층이 끊김 |
| 1981 | 발스(콜라 베야 델스 시케츠) | 4d9f 성공으로 '제2 황금기' 개막 |
| 1998 | 비야프랑카 → 테라사 | 11월에 첫 10층(3d10fm) 카레가트, 일주일 뒤 데스카레가트 |
| 2019 | 발스 산타 우르술라 축제 | 발스의 두 콜라가 사상 처음 3d9sf 카레가트 |
CCCC는 1894년부터 1926년까지를 쇠퇴기로 부른다. 농촌에서 도시로 빠져나가는 인구, 축구 같은 근대 스포츠의 부상, 엠포르다에서 올라온 사르다나의 유행이 겹치며 카스텔은 유행에서 밀려나 거의 사라질 뻔했다.
2006년부터 엔샤네타는 헬멧을 쓴다
2006년부터 모든 아이세바도라와 엔샤네타가 보호 헬멧을 쓰고, 2009년에는 그 아래 도소스도 헬멧을 쓰기 시작했다. 헬멧 도입은 연구 결과를 뒤따라온 조치였다.
CCCC는 참가자 안전을 개선하려는 여러 과학 연구가 진행됐고 그 결과 어린이용 보호 헬멧이 설계됐다고 적는다. 같은 연맹은 해마다 사고 보고서(Informe de sinistralitat)를 홈페이지에 올리고, 뇌진탕 대응 지침과 피냐 규모 산정 보고서도 함께 공개한다.
연습 방식도 달라졌다. CCCC에 따르면 오늘날 많은 콜라가 가장 어려운 구조를 안전망을 친 상태로 연습한다. 200년 된 관습이 사라지지 않고 남은 이유를 여기서 읽을 수 있다.
돈이 오가지 않는 구조 CCCC는 카스텔을 완전한 무보수 활동으로 규정한다. 콜라에 속한 사람은 보수를 받지도, 회비를 내지도 않는다. 연맹은 유네스코 등재의 주된 사유로도 카스텔에 담긴 이런 가치를 든다.
카탈루냐 광장에서 카스텔이 지키려는 것
카스텔의 구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분업이다. 700명이 각자 정해진 자리에서 정해진 방향으로만 밀고, 아무도 위를 보지 않으며, 신호는 관악기 하나가 대신한다. 역할의 총합이 높이를 만든다.
그래서 이 탑은 매번 두 번 판정받는다. 올라갔는가, 그리고 무사히 내려왔는가. 기록으로 남는 것은 대개 두 번째다.
위 수치는 CCCC의 기술·역사·안전 자료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설명에서 2026년 9월에 각각 확인했다. 연맹이 해마다 내는 사고 보고서의 부상 통계는 원문 PDF를 열지 못해 본문에 옮기지 않았다.
카스텔을 보러 가기 전 알아둘 것들
Q. 카스텔은 어디서, 언제 볼 수 있나요?
A. 카스텔은 카탈루냐 각 도시의 축제(festa major) 프로그램 안에서 시청 앞 광장 같은 곳에 세워집니다. CCCC 홈페이지가 콜라별 출연 일정을 도시·시각과 함께 공개하므로 방문 전 그 일정표를 확인하는 편이 가장 확실합니다.
Q. 관객도 피냐에 들어갈 수 있나요?
A. 들어갈 수 있고, CCCC는 참가 수칙을 따로 공개합니다. 시계·안경·귀걸이·반지를 미리 빼고, 고개를 들지 말고, 배가 아니라 가슴으로 밀되 앞에서 "가슴을 달라"고 요청할 때만 밀라고 안내합니다. 무너질 때는 웅크리지 말고 앞으로 계속 밀라는 항목도 있습니다.
Q. 카스텔레르는 보수를 받나요?
A. 받지 않습니다. CCCC는 카스텔을 전적으로 무보수 활동으로 규정하며, 콜라 구성원은 회비도 내지 않습니다. 평일 저녁 두세 번의 연습과 주말 출연이 참가자가 내는 몫의 전부입니다.
Q. 탑이 무너지면 기록은 어떻게 되나요?
A. 카스텔은 올라간 순간과 내려온 순간을 따로 셉니다. 엔샤네타가 꼭대기를 넘으면 '카레가트'로 인정되고, 해체까지 무사히 끝내야 '데스카레가트'가 됩니다. 1998년 첫 10층도 카레가트가 먼저 나오고 데스카레가트는 일주일 뒤에 나왔습니다.


